22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최근 소비자들은 인테리어까지 고려해 세탁기와 건조기를 함께 구매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건조기는 따뜻한 공기를 순환시켜 의류를 말리는 제품인 만큼 전력소모가 큰 가전제품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구매를 결정할 때 전기요금 부담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절전 제품에 관한 선호도가 높은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 '그랑데AI 건조기'가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 인증을 받은 점을 전면에 내세워 대대적으로 판촉행사를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그랑데AI 건조기에 12만원 상당의 특별 할인혜택을 주기로 했으며 그랑데AI 건조기를 그랑데AI 세탁기와 함께 구매할 때 세탁기 구매로 받을 수 있는 환급금을 포함해 최대 30만원 상당의 혜택을 제공하는 등 마케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그랑데AI 건조기는 올해 3월부터 한국에너지관리공단이 시행하는 건조기 에너지소비효율등급 표시제도에서 국내 건조기 가운데 유일하게 1등급 인증을 받았다”며 “그랑데AI 건조기가 출시된 지 약 2달 만에 판매량이 3만 대를 넘어선 데 힘입어 2020년 1분기 건조기 판매량이 2019년 1분기보다 60%가량 늘어났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건조기는 기술력으로 해외에서도 인정을 받고 있다.
미국 제품리뷰 전문매체 ‘리뷰드닷컴’, 미국 정보통신(IT)전문 매체 ‘디지털트렌드’와 ‘씨넷’, 미국의 유명 소비자매체 ‘굿하우스키핑’ 등이 삼성전자의 건조기를 2019년 최고의 제품으로 평가했다.
가전업계에서는 코로나19 사태로 지원규모가 확대된 ‘으뜸효율 가전제품 구매비용 환급사업’도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번 환급사업에서는 건조기가 제외됐지만 다음 사업부터는 건조기도 환급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 획득이 소비자의 선호도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에너지공단 관계자는 “건조기가 이번 환급사업 대상에서는 빠졌지만 포함해 달라는 요청이 많아서 다음 환급사업에 포함할 것인지를 놓고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산업통상자원부는 당초 환급사업 예산으로 3천억 원을 신청했는데 국회 통과 과정에서 절반으로 줄어들었다는 점과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 제품이 아직 1개 제품밖에 없어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점을 들어 건조기를 환급사업 대상에 넣지 않았다.
환급사업은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 가전제품을 구매한 경우 1인당 30만원 한도로 구매비용의 10%를 환급해 주는 것으로 3월23일부터 시작해 올해 말까지 진행된다. 22일 현재 10가지 가전품목 4553개 제품이 대상에 올라있다.
당초 효율이 높은 가전제품을 보급한다는 취지로 2016년에 도입된 사업이나 올해에는 코로나19로 침체된 국내경제 활성화를 위해 3월17일 통과된 11조7천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에 환급사업이 포함되면서 환급대상 품목도 2019년 7개에서 10개로 늘리고 재원도 5배가량 늘린 1500억 원이 배정됐다.
현재 국내 건조기시장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시장 조사기관 GFK의 보고서를 인용해 2019년 7월부터 시장 점유율 50%를 넘겼다고 주장한다.
반면 LG전자는 2019년 하반기 자동세척 결함 논란으로 일시적으로 시장 점유율이 50% 아래로 떨어진 적은 있지만 12월에 60%까지 시장 점유율을 회복했다고 반박하는 등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LG전자도 2020년 상반기 안으로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 건조기 개발 완료를 목표로 기술 연구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전업계에 따르면 국내 건조기시장은 2019년 약 150만 대 규모로 추산되는데 2020년에는 약 200만 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해외에서는 건조기 보급률이 80% 수준인 반면 국내에서는 건조기 보급률이 20%에 불과하다는 점을 들어 건조기시장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