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주 미래통합당 의원이 부산 남구을에서 ‘지역 마당발’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도전한다.
이 의원은 보수통합 과정에서 통합당으로 당적을 옮겨 ‘정권심판론’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이는 반면 박 의원은 지역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강한 여당 후보론’을 내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 이언주 미래통합당 의원과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
6일 정치권에 따르면 부산 남구을은 새누리당 대표를 지냈던 김무성 미래통합당 의원이 1996년부터 2008년까지 내리 4번 당선되기도 한 보수정당의 텃밭으로 꼽혔는데 박 의원은 2004년부터 시작해 4번째 도전인 2016년 총선에서야 처음 당선될 수 있었다.
통합당은 애초 민주당에서 정치를 시작했다가 정부여당을 향한 독설을 날리며 '보수진영 여전사'로 변신한 이 의원을 전략공천해 남구을 탈환에 나선다.
이 의원은 나고 자랐던 중구영도구 지역에 공천을 희망했다가 내부 반발이 일자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는 남구을로 방향을 틀었다.
이 의원은 5일 전략공천 발표 직후 뉴스핌과 인터뷰에서 "민주당에 빼앗긴 남구을에 도전하는 것 자체로도 의미가 있다"며 "성공한다면 부산경남에서 민주당 세력을 와해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앞으로 정권심판론을 앞세워 선거전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문재인 정권은 항상 말로는 부산정권이라면서 부산을 숙주 삼아 정치권력 유지에만 이용했다"며 "부산시민들과 함께 문재인 정권을 강력히 심판하고 부산 발전의 획기적 전기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1972년 부산시 영도 출생으로 서울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했다. 노스웨스턴대학교에서 법학으로, 연세대학교에서 경제법학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이 의원은 법무법인 충정 변호사, 르노삼성자동차 법무팀장, S-OIL 법무총괄 상무 등을 지냈다. 2012년 당시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가 전문직 여성들을 영입했을 때 민주당에 입당해 2014년 경기 광명을에서 전략공천을 받아 당선되며 국회에 입성했다.
2016년 재선에 성공한 뒤 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당과 바른미래당, 미래를향한전진4.0을 거쳐 통합당에 합류했다.
박재호 의원측은 지역 일꾼으로 해오던 일을 계속 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박 의원실 관계자는 이 의원 공천을 놓고 "전혀 예상치 못했다“면서도 "해오던 대로 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민주당에 불리한 남구을 정치구도를 뒤집기 위해 20년 가까이 이 지역에서 기반을 다져왔다.
감만동 폐쇄부두와 구도심 재생사업을 추진해왔고 아파트가 새로 많이 들어선 용호동에서는 ‘오륙도선 트램’ 과 같은 교통사업을 추진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1959년 부산 출생으로 부산외국어대학교 불어과를 졸업한 뒤 중앙대학교에서 행정학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대학생 시절 부마민주항쟁에 참여했는데 서석재 국회의원의 비서로 정치에 입문해 김영삼 정부에서 대통령비서실 인사재무비서관 등을 역임했다. 김영삼 대통령 퇴임 후에는 지역구도 타파를 외치며 부산에 출마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을 도왔다.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비서실 정무비서관을 지낸 이후 남구을에서 계속 지역기반을 다져왔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