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대마초는 금기이다. 특히 거의 해마다 터져나오는 연예인 대마초 사건은 이 같은 단면을 여실히 보여준다.
◆ 대표적인 ‘다운필(Down Feel)’ 마약 대마초
|
|
|
▲ 배우 김부선은 지난 2005년 대마관련법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 지지 및 대마 비범죄화 요구 선언을 한 바 있다. |
1970년대 우리나라에서는 대마초를 피우면 환각 작용으로 인해 각종 폭력 범죄를 저지르게 된다는 내용의 공익광고를 내보냈다. 그러나 술을 마시는 것과 다르게 대마초를 흡입하더라도 폭력성은 나오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뉴욕타임즈는 ‘대마초와 술’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대마초를 흡입한 운전자는 주행속도를 늦추고 안전거리를 더 확보하는 반면, 음주 운전자는 정반대의 경향을 보인다”며 더 나아가 “술과 대마초가 대체재 관계라는 것이 입증된다면 교통 안전에는 특히 좋은 소식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렇듯 대마초는 대표적인 ‘다운필(Down Feel)’ 마약이다. 대마초를 흡연할 경우 몸은 늘어지지만 감각은 몇 배로 예민해진다. 직업적 특성상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연예인들이 대마초에 빠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들에게 대마초는 긴장을 풀고 더 나은 창작을 가능하게 해준다.
◆ 연예계 마약 복용의 단골 메뉴
연예인 마약 복용 사건은 1975년 처음 불거졌다. 당시 ‘록의 대부’로 일컬어지던 가수 신중현을 비롯해 윤형주, 김세환, 이장희 등 이른바 1970년대 한국 포크 록이 대표 주자들이 대마초 사건에 연루됐다. 이어 1976년 김세환, 김정호, 김도향 등이 대마초 흡연 혐의로 잇따라 입건됐다.
1980년대 들어서도 당대 내로라하는 톱스타들이 줄줄이 마약 사건에 연루됐다. 1983년부터 89년까지 김수희, 주병진, 전인권, 김태원, 이승철, 김현식, 신해철, 김부선, 등이 대마초 흡연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1990년대의 경우 배우 허윤정, 박중훈, 가수 이현우, 현진영을 비롯 인기 개그맨 신동엽 등이 마약 사건에 연루됐다.
2000년대에는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톱탤런트 황수정이 일명 ‘히로뽕’이라고 불리는 필로폰 투약 혐의로 구속됐고 지금은 월드 스타로 자리매김한 가수 싸이가 대마초 흡연 혐의로 연예계에서 퇴출당했다.
특히 2002년 탤런트 성현아가 신종 마약으로 분류된 엑스터시를 복용해 사회적으로 커다란 충격을 안겼다. 연이어 2006년 영화배우 고호경이 대마초를 피워 물의를 빚었다. 이외에도 배우 주지훈, 김성민, 오광록, 에이미 , 지드래곤 등이 마약 사건에 차례차례 연루됐다.
◆ 대마초의 진화..한편으로 소극적인 반발
마약 사건에 사용된 약물도 꾸준히 변화됐다. 1970년대 해당하는 약물이 대마초였다면 1980년대와 1990년대 들어서는 필로폰 복용 사건이 주된 적발 사례였다.
2000년대 들어서면 엑스터시라는 신종 약물이 언론 매체를 수놓았다. 수면 마취 등에 사용되고 있는 수면 유도제인 프로포폴은 2010년 8월 마약류로 지정된 이후 연예계 마약 사건에 꾸준히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대마초 소비지대로 일컬어지는 연예계에서는 마약 사건이 검찰과 경찰 등의 플리바게닝(유죄 협상 제도)에 적극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연예인이 마약 사건에 연루될 경우 해당 연예인과 절친한 연예인들이 구설에 오르면서 연예계 전체가 긴장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같은 와중에 영화배우 김부선은 2005년 대마초에 대해 징역형 등으로 처벌하는 법률 규정이 개인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며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법원은 “대마초 처벌 관련 법률 조항은 대마의 흡연, 수수를 금지하고 그 위반에 대한 형벌을 가함으로써 신청인의 행복추구권을 제한하고 있으나 목적의 정당성, 방법의 적정성, 피해의 최소성, 법익의 균형성 등을 갖추고 있으므로 헌법에 합치된다”며 위헌법률심판을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