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이 스타트업과 함께 새로운 사업을 발굴할 계획을 세우면서 보험업계 불황 돌파를 꾀하고 있다.
13일 삼성생명에 따르면 업무 프로세스를 디지털화하고 디지털 기술 등을 활용한 신사업을 통해 보험업황 위기를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삼성금융그룹은 모든 금융그룹에서 스타트업과 상생할 뜻을 내놓으며 '삼성금융 오픈 콜라보레이션'에 참여할 스타트업을 모집하고 있다.
이 대회를 통해 핀테크 등의 새로운 산업과 기술을 발굴할 계획을 세웠다.
대회는 2020년 3월에 최종 우승자를 결정하며 3천만 원의 시상금을 지급한다. 최종 우승자가 낸 아이디어를 통해 사업화를 할 수 있고 전략펀드를 통한 투자 검토도 이뤄진다.
이 가운데 삼성생명은 스타트업의 도전과제로 `보험사기 방지시스템`, `고객의 건강 리스크 조기 발견 및 건강관리서비스 솔루션`을 제시했다.
삼성의 금융 계열사 한 관계자는 행사를 열면서 “이번 행사는 스타트업과 상생의 장을 마련함으로써 혁신금융을 위한 신사업 개발 기회를 찾고 핀테크산업 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취지로 기획됐다"고 말했다.
삼성생명은 올해 초부터 인슈어테크(보험기술) 스타트업에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전략펀드(CVC)를 통해 495억 원을 출자했다.
올해 상반기 보험회사가 금융위원회 승인을 받아 핀테크 자회사를 소유할 수 있게 되면서 삼성생명도 관련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보험업법 및 시행령에는 보험사의 자회사가 할 수 있는 업무를 보험 수리, 손해사정, 보험대리, 보험사고 조사 등 20여 가지로 열거하고 있다. 이 업무를 담당하지 않는 자회사는 둘 수 없으며 핀테크업체의 경우 지분율 15%를 초과해 투자할 수 없었다.
핀테크업체는 대체로 규모가 작아 소액을 투자해도 지분 한도를 넘기기 쉬운 탓에 보험사들이 핀테크에 투자하기 어려웠다.
금융위원회는 보험사가 금융위원회 승인만 받으면 핀테크 자회사를 소유할 수 있도록 보험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올해 7월1일부터 적용했다.
이에 따라 보험회사도 핀테크 자회사를 소유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또 특수목적회사(SPC)가 대주주로서 보험회사를 새로 만들면 이 특수목적회사의 지분 30% 이상을 보유한 주주도 대주주 적격성 심사대상에 포함된다.
이런 정책의 변화에 맞춰 삼성생명은 올해 초부터 신기술과 신사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기로 했다.
이한진 금융위원회 전자금융과장은 개정안과 관련해서 국내 금융회사들도 골드만삭스 등 해외 기업처럼 핀테크기업를 통해 투자와 혁신을 더욱 활발하게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생명도 이런 정책이 시행할 것을 올해 1월 입법예고한 시기부터 정책의 방향에 맞춰 새로운 기술과 산업을 진행할 뜻을 냈다.
김대환 삼성생명 부사장(CFO)은 올해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유망한 신기술 또는 신사업을 보유한 스타트업 투자를 통해 인슈어테크 역량을 확보하고 보험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성철 삼성생명 사장도 올해 초 “경영 분야와 현장영업에 디지털 기술을 과감하게 적용해야 한다”며 "소비자와 직원 모두 체감할 수 있는 디지털 혁신을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