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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왼쪽)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거취를 결정할 시간이 눈앞에 다가왔다.
새누리당은 8일 의원총회를 열어 유 원내대표의 거취를 결정하기로 했다. 그동안 유 원내대표와 순망치한의 관계에 있었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역시 청와대와 친박계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유 원내대표의 손을 놓았다.
이에 따라 유 원내대표가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새누리당은 7일 최고위원회를 열고 8일 의원총회에서 유 원내대표 거취를 논의하기로 했다.
새누리당 최고위원회는 애초 의원총회에서 유 원내대표 사퇴권고 결의안을 채택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비박계 의원들이 반발하며 의총불참을 선언하자 의원총회 안건을 사퇴권고 결의안 채택에서 거취논의로 변경했다.
유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 도중 자리를 나와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그러나 유 원내대표는 “의총결과를 따를 것”이라며 “거취문제는 의총에 참석한 의원들에게 달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8일 의총결과에 따라 사퇴를 결정할 뜻을 굳힌 것으로 비쳐진다.
김무성 대표는 최고위원회가 끝난 뒤 “새누리당의 미래와 박근혜 정권의 성공을 위한 원내대표 사퇴권고 결의안 채택을 위한 의총을 개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의 뜻 역시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권고하는 쪽으로 쏠렸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김 대표는 6일 유 원내대표와 단독으로 만나 30분 가량 대화했다. 대화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유 원내대표에게 ‘명예로운 퇴진’을 권고한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19대 총선 때 공천에서 탈락한 뒤 백의종군했던 경험을 내세워 유 원내대표를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8일 의원총회에 대해서 “가능하면 표결로 가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유 원내대표 개인에 대한 신임과 불신임 투표는 피하고 의원들의 뜻을 모아 권고 결의문을 채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친박과 비박의 갈등이 심화할 수 있는 표대결 상황은 피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하지만 유 원내대표의 사퇴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아 순조롭게 사퇴권고 결의안을 합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의총에서 표결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의총에서 유 원내대표 거취문제는 일단락될 것으로 보이지만 새누리당의 갈등이 길어지면서 김 대표도 타격을 입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대표가 청와대와 새누리당 사이에서 명확한 입장을 보이지 않고 원만하게 상황을 정리하려다가 오히려 갈등을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대표가 당의 대표로서 내홍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은 최고위원회가 끝난 뒤 “김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자신들의 거취를 분명히 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 의원은 “김 대표 등 지도부는 당원과 지지자들을 대변하고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는데 오히려 소속의원들이 뽑은 원내대표를 청와대 뜻에 따라 쫓아내려 한다”며 “이 지도부는 새누리당 지도부인가 청와대 맹종부인가”라고 비판했다.
야당에서 나오는 비판의 강도는 더욱 세다. 정청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7일 트위터에서 “여왕님의 수렴청정에 맥을 못춘 김무성의 야망은 이제 끝났다”며 “김무성은 여왕님의 눈밖에 나고 국민들의 눈밖에도 났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