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이뤄지더라도 엘리엣매니지먼트가 임시주총 소집, 이사해임, 중간배당 요구 등 장기적으로 공세를 취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그룹은 기존 주주들이 엘리엣매니지먼트의 주장을 지지하는 쪽으로 선회하는 것도 큰 부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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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폴 싱어 엘리엇매니지먼트 CEO |
삼성그룹이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배력 강화를 위해 합병을 추진하는 만큼 기존 주주들에게 합병에 동의할 수 있는 명분을 주는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된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0일 삼성물산 임시주총에서 합병안이 통과되더라도 엘리엇 사태가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엘리엇매니지먼트는 12일부터 추가지분을 매입하거나 우호세력을 확보할 수 있다.
윤 연구원은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추가 매입한 지분은 다음달 17일 열리는 주총에서 의결권은 없으나 나중에 주총이 열리면 의결권을 가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주가 3% 이상 지분을 보유하면 임시주총 소집을 청구할 수 있는 점을 들어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앞으로 취할 행동이 더욱 주목된다.
윤 연구원은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삼성그룹과 버금가는 지분을 취득해 새 임시 주총을 열고 이사해임, 중간배당, 자산양수도 등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합병 이후에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하면 주총 결과에 관계없이 삼성에 큰 시련”이라고 진단했다.
윤 연구원은 엘리엇매니지먼트가 본격적으로 지분을 모으고 경영권 분쟁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점쳤다.
윤 연구원은 “기존주주가 엘리엇을 지지하는 방향으로 선회하는 것도 큰 부담”이라며 “엘리엇이 기존 주주를 대상으로 공개매수를 제안해 지분을 모을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윤 연구원은 7월17일 열릴 주총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안이 통과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윤 연구원은 “삼성물산의 지분구조를 감안하면 엘리엇매니지먼트에 우호적 지분이 나타날 경우 삼성그룹은 경영권 확보와 합병안 통과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 지분을 확보했다고 공시한 이후 외국인 지분율이 1.86%포인트 높아졌는데 이들이 엘리엇매니지먼트의 우호세력일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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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윤 연구원은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 합병에 반대 의사를 표시한 뒤 많은 해외 투자자들이 엘리엇매니지먼트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며 “엘리엇매니지먼트의 전략이 삼성그룹을 압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윤 연구원은 삼성그룹이 주주친화 정책으로 주주설득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배력 확보를 위해 추진되는 만큼 기존주주들이 합병에 동의할 수 있는 명분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 연구원은 “삼성그룹이 파격적 주주친화 정책을 내놓고 주주와 소통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