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이 2월에 싱가포르 노선을 확보한 데 이어 중국 알짜노선 운수권도 확보할 수 있을까?
3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이 B737-800 항공기 2대를 추가 도입하기로 결정한 것은 인천~베이징 등 중국 알짜노선 운수권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이사 사장.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B737-800 항공기 추가 도입을 두고 “중국 운수권을 확보하게 된다면 확보한 운수권을 활용해 신규 노선을 취항해야 하는데 이를 대비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B737-MAX8 항공기의 도입이 기약 없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서 운수권을 활용한 노선 확장에 문제가 없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스타항공은 MAX8 항공기 사고 당시 국내에서 유일하게 MAX8 항공기를 운항하고 있었으나 사고 직후 운항을 중단했다.
올해 추가로 도입하기로 돼 있던 MAX8 항공기 도입계획도 모두 무기한 연기되면서 기단 확대에 제동이 걸렸다.
기단 확대에 제동이 걸렸다는 것은 신규 노선 취항이 어려워졌다는 뜻이다. ‘국제항공운수권 및 영공통과 이용권 배분 등에 관한 규칙’ 17조에 따르면 운수권을 받은 뒤 1년 이내에 그 운수권을 활용한 노선을 취항하지 않으면 국토교통부 장관이 운수권을 회수할 수 있다.
이스타항공으로서는 MAX8 항공기 운항 제한에도 불구하고 중국 노선을 활용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하는 상황에 놓인 셈이다.
국토교통부는 일반적으로 운수권을 배분할 때 운수권을 받는 항공사가 그 운수권을 활용해 노선을 늘릴 여력이 되는지를 평가한다.
‘국제항공운수권 및 영공통과 이용권 배분 등에 관한 규칙’ 평가지표의 3-가-2 항목에서는 “해당 노선의 좌석 공급, 수익구조 개선, 항공사 운항 경쟁력 등에 미치는 효과를 검토하여 노선활용도가 가장 높은 항공사에게 이 항목의 최고점을 준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중국 운수권 배분과 관련해 이스타항공이 저비용항공사 가운데 중국 노선 운항 경험이 풍부한 편에 속한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현재 제주항공에 이어 저비용항공사 가운데서는 두 번째로 많은 수의 중국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항공자유지역 위주로 중국 노선을 운항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 보유하고 있는 중국 노선 운수권의 개수는 이스타항공이 저비용항공사 가운데 가장 많다.
운수권 배분 평가지표 항목 가운데 해당 노선 개척 기여도가 포함되어 있다는 점을 살피면 이스타항공의 풍부한 중국 노선 운항 경험이 운수권 배분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이스타항공이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풍부한 중국 노선 운항경험이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FSC)의 중국 노선 운항경험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것은 불안요소가 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국토교통부의 운수권 배분이 ‘형평성’을 중시하고 있는 것을 살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싱가포르, 몽골 운수권 배분 당시 “국토교통부는 몽골 노선에서 대한항공을 배제하고 부산 노선은 3개 저비용항공사에 배분하는 등 최대한 고르게 기회를 부여하려 노력했다”고 분석했다.
‘황금노선’으로 불리며 에어서울과 진에어를 제외한 모든 저비용항공사의 경합이 진행됐던 부산~싱가포르 노선의 운수권을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이 차지했다는 점을 살피면 이번 운수권 배분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국토교통부는 3월 중순 열린 한국과 중국 항공회담에서 중국 여객 운수권을 주 60회 추가로 확보했다. 항공업계에서는 국토교통부가 추가로 확보한 중국 노선 운수권을 5월 초에 배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풍부한 중국 노선 운항 경험과 탄탄한 중국 현지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운수권을 확보해 국민 편익을 높이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