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지난해 4분기에 PC와 데이터서버의 수요 부진으로 기대 이하의 실적을 냈다고 발표하고 올해 반도체시장을 놓고도 부정적 전망을 내놓았다.
서버용 반도체의 수요가 회복되지 않으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반도체기업의 올해 실적에도 악영향을 피하기 어렵다.
25일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인텔이 내놓은 지난해 4분기 실적과 올해 실적 예상치가 모두 시장의 기대치를 밑도는 수준으로 평가된다.
인텔은 “클라우드 서버업체들이 이전에 대규모의 시설투자를 벌인 만큼 최근 투자를 축소하고 있다”며 “판매량과 평균 판매가격이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무역분쟁의 영향으로 중국에서 반도체 수요가 줄고 있는 점도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꼽혔다.
인텔 CFO는 블룸버그 등 외국언론을 통해 “아마존과 구글, MS 등 대형 고객사들이 서버용 반도체 재고를 조정하면서 주문을 크게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시장 조사기관의 분석을 인용해 서버시장의 가파른 성장에 급제동이 걸리고 있다며 PC 출하량도 약세를 보여 수요 침체기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24일 미국 증시에서 인텔 주가는 장 마감 뒤 7.11%에 이르는 하락폭을 보였다.
인텔의 PC와 서버용 반도체 실적 부진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반도체기업에 타격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서버업체들의 반도체 수요 회복이 최근 급격히 나빠진 메모리반도체업황 개선을 견인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로 꼽혔기 때문이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인텔의 새 CPU 출시와 서버업체의 투자 재개가 하반기 반도체 수요 회복을 이끌 것”이라며 “서버업체들의 전략 변화가 반도체업황의 변수”라고 바라봤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클라우드 서버업체의 데이터센터 투자는 인텔의 새 CPU 출시 이후 본격화될 것"이라며 "SK하이닉스 등 반도체기업 영업이익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하지만 인텔이 서버시장을 놓고 부정적 시각을 보이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실적의 반등 계기를 만들어내기 어려울 수도 있다.
시장분석지 마켓워치는 "인텔의 실적 발표에서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클라우드 서버시장의 성장이 멈췄다는 것"이라며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고 수요 상승기가 완전히 마무리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