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하는 사람들의 필수과목 청음, 청음이지면 만능이다.” '청음이지'를 서비스하는 '주스'의 김준호 대표의 자신감이다.

김 대표는 음악하는 사람들은 필수로 배우는 과목인 ‘청음’을 쉽게 학습할 수 있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회사는 설립된 지 2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새로운 개념의 서비스를 출시해 지난해 9월 산업통상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세계 3대 IT축제 가운데 하나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9’에도 참석해 서비스를 세계에 소개한다. 

올해 3월부터는 예술고등학교 5곳에 ‘청음이지’를 제공한다. 정규과정인 청음 과목을 교수자가 가르칠 때 훌륭한 도구로 쓰이게 된다. 

김 대표를 비즈니스포스트가 24일 만났다.  
[인터뷰] 김준호, '청음이지'로 음악하는 이의 갈증을 풀어주다

▲ 김준호 주스 대표. <비즈니스포스트 성현모 기자>

청음이지 서비스를 어떻게 만들고 출시하게 됐냐는 질문에 김 대표는 경험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청음이지를 만들게 된 것은 음악을 전공했던 고등학생일 때 너무 힘들었기 때문이다. 강원도 홍천이 고향인데 음악을 공부할 때 가장 기초적 수업인 청음을 공부하려고 서울까지 상경하곤 했다. 비용도 만만치 않게 많이 들었다.”

김 대표는 서울시립대학교 음악학과에서 작곡을 전공했다. 음악하는 사람들에게 청음은 필수과목이다. 청음은 음을 듣고 계이름, 템포, 리듬, 음정관계를 그려내는 기초 공부다. 

음악 전공자들에게 기초 공부인데도 불구하고 청음 과목을 효과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도구가 부족하고 학습에 필요한 금액이 매우 높다고 바라봤다. 이런 현실을 개선하는 데 청음이지가 보탬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청음 과목을 공부하는 데는 한시간에 5만~10만 원 정도가 든다. 그리고 청음은 1명의 교수자가 다수의 학생들을 가르치는 데 적합하지 않다. 리듬, 템포 등 학생마다 약한 부분이 따로 있기 때문에 교수자가 약점을 집중적으로 가르쳐야 한다. 그런 점에서 청음이지는 효과적 학습도구가 될 수 있다.”

청음이지는 웹사이트로 운영하는 서비스다. 균일한 음을 낼 수 있도록 컴퓨터로 음을 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학습자는 음을 듣고 웹사이트에서 악보를 그릴 수 있다. 또 청음을 공부할 수 있는 기초 커리큘럼을 마련해 커리큘럼을 따라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했다. 

학습자의 약점이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도록 학습결과도 보여준다. 스스로의 약점을 파악하고 부족한 부분을 더 공부할 수 있는 것이다. 

교수자와 학습자가 같이 이용하면 교수자는 청음이지를 통해 학생을 가르치고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교육을 해줄 수 있다. 교수자가 직접 음을 칠 수 있다. 일종의 '청음 플랫폼'을 갖춘 셈이다.  
[인터뷰] 김준호, '청음이지'로 음악하는 이의 갈증을 풀어주다

▲ 김준호 주스 대표. <비즈니스포스트 성현모 기자>

- 청음이지를 어떻게 활용해 학습할 수 있나?

“교수자들은 청음이지를 통해 학생이 부족한 부분을 파악해 가르칠 수 있다. 부족한 부분과 관련해 직접 웹사이트에서 음을 쳐서 학생을 교육할 수 있다. 아무래도 교수자들이 노하우가 많기 때문에 직접 음을 치는 것이 학습에는 더욱 효과적이다. 교수자들이 만든 콘텐츠는 내부 약정에 따라 청음이지에 판매를 할 수도 있다.”

김 대표는 청음이지가 교수자를 대체하는 학습도구가 아니라 교수자를 도와주는 보완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국내 예술고등학교 5곳에 청음이지를 제공할 수 있는 것도 이런 측면 때문이다. 음악을 전공하는 학생들에게 청음은 정규과정에 포함되는 필수 과목이다. 

“우리나라 예술고 학생들은 대략적으로 2만 명 정도다. 그들에게 청음이지는 학습도구로 사용할 수 있고 예술고 외 학생들에게도 효과적이다. 통계청 등에서 나온 자료를 살펴보면 음악 관련 전공을 희망하는 학생들은 7만5천 명에 이른다. 일반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음악을 전공하려는 학생들이 5만5천여 명에 이른다는 것인데 그들에게는 학습도구가 부족하다”

김 대표는 청음이지의 장점으로 비정형화된 콘텐츠인 점을 꼽았다. 비정형화된 콘텐츠란 이용자가 원하는대로 음을 길이, 빠르기 등을 조절해 치고난 뒤 학습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인터뷰] 김준호, '청음이지'로 음악하는 이의 갈증을 풀어주다

▲ 상암동에 위치한 회사 '주스'. <비즈니스포스트 성현모 기자>

- 회사는 언제 설립했나?

“2016년 12월 회사 ‘주스’를 설립했고 2019년 1월 초 청음이지 서비스를 정식으로 열었다. 2018년 6월부터 12월까지 베타오픈 테스트 기간을 거쳤다.”

김 대표는 청음 관련 서비스를 기획할 때 모교인 서울시립대학교의 이용우 교수에게 개발자를 구해달라고 부탁해 현재 8명의 직원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 개발자는 이 가운데 4명이다. 

최근 주스는 네이버 OGQ로부터 투자를 받기도 했다. 네이버 OGQ 측에서는 주스의 기업가치를 10억 원으로 측정해 투자했다.

OGQ는 약 900만 명의 크리에이터가 음원, 스티커, 이미지, 동영상, 폰트 등의 저작권 리소스 콘텐츠를 판매하고 있는 소셜 크리에이터 플랫폼이다. OGQ는 현재 네이버와 함께 네이버 OGQ마켓 공동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OGQ는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플랫폼에서 필요한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주스에 전략적 목적으로 투자를 했다. 주스는 현재 OGQ마켓에서 음악 관련 콘텐츠를 납품하고 있다.  

김 대표는 네이버 OGQ 외에 다른 업체들과 투자 관련 논의도 진행하고 있다.

- 해외 진출 계획은 있나?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는 세계 3대 IT축제 가운데 하나다. 이곳에서 청음이지를 선보일 수 있다. 해외로 나갈 여지는 많은 것 같다. 청음은 언어도 필요없고 음은 세계에서 동일하기 때문이다. 또 모든 음악하는 사람들은 무조건 청음이 필수다. 기술만 있으면 된다. 그런 점에서 수출 가능성도 높다.”

김 대표는 코트라(KOTRA)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아 최근 스페인 업체와 계약을 논의하고 있다. 정식 서비스를 내놓은지 한달 정도 됐는데 해외 진출의 길이 열린 셈이다. 

청음이지 서비스는 현재 100여 명 정도 가입했고 이 가운데 30명이 유료회원이다. 서비스는 월정액 5만 원을 내면 서비스를 전부 이용이 가능하다. 

김 대표는 1989년 생으로 서울시립대학교 음악학과에서 작곡을 전공했다. 현재 같은 학교 경영대학원을 다니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