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왜 연기금대학원을 설립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을까?
9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이사장은 연기금대학원을 설립하는데 반대의견을 냈던 교육부와 정치권 설득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 이사장은 10월2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기금 운용인력이 500명이 필요하지만 현재 300명 수준”이라며 “의원님들께서 운용인력 양성을 위한 연기금대학원 문제 해결을 위해 힘써달라”고 호소했다.
연기금대학원은 국민연금의 기금을 운용할 전문인력을 양성할 대학원을 말하는데 반대 의견의 만만치 않아 국회에서 관련 법안 처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교육부는 그동안 연기금대학원이 기존 대학원에 개설된 경영전문대학원(MBA) 금융 관련 학과와 기능이 중복된다며 반대의견을 보였다.
연세대학교, 한양대학교, 경희대학교의 경영전문대학원(MBA)과 전주대학교 경영행정대학원에는 연기금금융과가 이미 존재한다.
교육부는 특정부문에 특화된 전문대학원 설립이 남용되면 기존의 고등교육체계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연기금대학원의 설립에 반대하는 이유로 꼽았다.
그러나 김 이사장은 최근 전북CBS라디오와 인터뷰에서 “국내에서 자산을 운용하는 펀드매니저가 3천여 명에 불과한 상황”이라며 “이 가운데 300여 명이 기금운용본부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력을 조금만 늘려도 소규모 투자운영사 인력 수급에는 큰 타격이 된다”며 “기금운용사들은 기금운용본부를 두고 '약탈적으로 인력을 모집하고 있다'고 말할 정도”라고 별도 연기금 운용인력 양성기관이 필요하다는 뜻을 강조했다
현재 자산운용인력풀이 한정돼 있으므로 기금운용본부에서 자산운용 경력자를 채용하는 것은 민간 자산운용사들이 오랫동안 키워낸 기존 인력을 뺏게 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국민연금은 635조 원에 이르는 기금을 운용하고 있지만 앞으로 베이비부머 세대가 고령화되면서 기금의 소진도 빠를 것으로 보여 전문인력 충원을 통해 국민연금의 운용 수익률을 높이는 게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국민연금은 공석이던 기금운용본부장에 10월 안효준 본부장을 선임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운용인력 부족 현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김 이사장의 말처럼 연기금 전문대학원을 설립한다고 해서 바로 자산운용 인력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공단이 전주로 이전된 뒤로 기금운용본부의 매력이 급감하면서 실력있는 운용인력을 영입하기가 더 어려워졌다”며 “전문인력 확보를 위해 연기금대학원 설립 외에도 더 다양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