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모바일 화면 개편에서 뉴스와 실시간 검색어를 없애도 구글과 차별화를 유지할 수 있을까?
8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가 모바일 첫 화면에 검색창만 남겨두는 개편을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게 나온다. 다만 동영상 콘텐츠를 전면에 배치하거나 웹툰을 내세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어느 쪽이든 대대적 변화인 것은 틀림없다.
현재 네이버의 모바일 첫 화면은 뉴스와 실시간 검색어를 비롯한 다양한 콘텐츠로 채워져 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는 7월26일 2분기 실적 발표 뒤 컨퍼런스콜에서 “급변하는 정보통신(IT) 환경 속에서 국내 1위 포털사이트 자리를 지키기 위해 동영상 플랫폼으로서 영향력 확대하는 데 온 힘을 쏟겠다”며 동영상 기능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뜻을 내놓았다.
한 대표는 이른바 '드루킹 사건'이 불거진 뒤인 5월9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네이버의 뉴스 서비스 개편안을 처음으로 발표했다.
네이버는 이전에도 댓글조작 등 사태로 정치권의 압박은 물론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었다.
네이버가 이번 개편에서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등에서 크게 문제가 된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와 댓글 기능을 바로잡고 콘텐츠를 확장하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하지만 네이버가 모바일 첫 화면에서 뉴스와 실시간 검색어를 삭제하고 검색창만 남겨놓는 ‘구글’ 버전 검색 서비스를 내놓는다면 네이버만의 색깔만 잃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김동희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네이버 이용자들이 급격한 변화에 적응하려면 시간이 필요한 데다 웹 검색이 아닌 카테고리 검색으로 변화하면 네이버만의 차별성이 없어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구글은 20년 동안 검색창만 제공하는 검색 서비스 화면을 고수해왔다.
네이버 첫 화면을 생각하면 초록색 바탕의 실시간 검색어가 떠오르듯 구글은 검색창만 있는 미니멀한 화면을 자연스럽게 연상하게 한다.
네이버가 모바일 플랫폼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이번 개편에서 의미 있는 변화를 통해 차별성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한 일로 여겨진다.
모바일 첫 화면은 사용자 유입에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네이버 커넥트 2019' 행사를 소개하면서 “변화의 최전선에서 네이버는 다시 한 번 ‘기본’을 되돌아본다”며 “새로운 시대와 환경에 맞게 플랫폼과 서비스를 변화하겠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10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그랜드볼룸에서 네이버 커넥트 2019 행사를 열고 새로운 모바일 서비스 화면을 공개한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번 사안과 관련된 세부 사항이나 내부 반응 등을 묻는 질문에 “10일 네이버 커넥트 행사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