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18-08-14 15:4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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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노트9을 미국에서 구입할 때 훨씬 유리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차별논란에 다시 불붙었다.
이런 논란은 방송통신위원회가 추진하는 분리공시제 도입에 더욱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 삼성전자 '갤럭시노트9'.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국내에 출시하는 갤럭시노트9 128GB 모델 출고가를 109만4500원으로 책정했다.
미국에서 갤럭시노트9의 구매가가 999.99달러(약 113만 원)인 것과 비교하면 저렴한 셈이다.
하지만 미국 3대 통신사인 버라이즌, AT&T, 스프린트는 모두 갤럭시노트9 사전예약 고객에게 50%를 할인해주거나 ‘1+1’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실질적 구매가가 60만 원이 안되는 셈이다.
반면 국내 통신사들이 갤럭시노트9 구매시 지급하는 지원금은 최대 23만7천 원에 불과해 국내 소비자들이 치러야 하는 값은 85만 원이 넘는다.
그동안 국내 고객이 차별을 받고 있다는 문제는 지속적으로 논란이 돼왔다. 이 때문에 분리공시제 도입이 필수적이란 말도 나왔다.
분리공시제란 통신사가 단말기 지원금을 공시할 때 통신사 지원금과 휴대폰 제조사의 지원금을 각각 분리해서 공개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휴대폰 제조사의 지원금을 투명하게 해 스마트폰 출고가격을 낮추는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분리공시제가 도입되면 각 모델별 실제 스마트폰 판매가격이 소비자들에게 노출돼 가격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며 “그 결과 스마트폰 가격이 현재보다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방통위는 단말기 출고가 인하를 유도하기 위해 12월까지 분리공시제 도입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분리공시제는 삼성전자 등 휴대폰 제조사에게도 긍정적 측면이 있다.
현재의 유통구조체계에서는 국내 소비자들이 통신사가 주는 혜택과 제조사가 주는 혜택을 구분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이번에 논란이 된 미국 통신사들이 진행하는 마케팅에도 삼성전자는 국내와 해외 소비자를 차별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분리공시제가 시행되면 휴대폰 제조사와 통신사의 책임소재를 분명히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분리공시제가 시행되면 따르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다만 분리공시제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분리공시제가 시행된다고 휴대폰 제조사가 단말기 출고가를 낮출 것이란 것은 기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오히려 공시의무가 없는 판매장려금(리베이트)이 늘어나 통신시장에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섞인 분석도 나온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분리공시제가 시행되더라도 휴대폰 제조사는 해외 협상력 등을 위해 스마트폰 출고가를 인하하지 않을 것 ”이라며 “차별적 지원금 지급에 관한 여론의 부담으로 지원금 규모를 축소해 오히려 소비자들의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