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5대 제약사가 2025년 1분기 해외 사업 성과에 따라 엇갈린 경영 성적표를 받았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신약을 중심으로 미국 진출에 성공한 유한양행과 녹십자, 대웅제약은 비교적 선방한 반면 종근당과 한미약품은 아쉬운 실적을 거뒀다. 다만 미국의 의약품 관세 부과 문제가 여전히 남아있는 만큼 전반적으로 올해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11일 제약업계 올해 1분기 잠정실적을 종합하면 녹십자와 대웅제약은 고수익 제품들의 해외 성과로 좋은 실적을 거둔 것으로 분석됐다.
녹십자는 2025년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3838억 원, 영업이익 80억 원을 거뒀다. 2024년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7.6% 늘었고 영업이익은 흑자로 돌아섰다.
대웅제약도 2025년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3162억 원, 영업이익 420억 원을 내면서 1년 전보다 매출은 6.59%, 영업이익은 34.49% 증가했다.
유한양행은 2025년 1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 4916억 원, 영업이익 64억 원을 거뒀다. 2024년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10.6%, 영업이익은 1012.3% 늘었다.
3곳 모두 미국에 자체 신약 수출을 포함해 고수익 제품들의 비중이 높은 곳으로 꼽힌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국내 제약사에서는 처음으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문턱을 넘은 뒤로 미국 협력사인 존슨앤드존슨(J&J) 자회사 얀센에서 판매를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녹십자도 2023년 말 혈액제제 ‘알리글로’로 미국 당국의 허가를 받아 지난해 중순부터 수출을 시작했다.

▲ 녹십자가 올해 혈액제제 알리글로(사진) 미국 수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보툴리눔 톡신제제 ‘나보타’의 미국 수출을 포함해 국산 신약인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와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가 안정적으로 실적을 이끌고 있다.
반면 상대적으로 진출 국가가 다르거나 해외사업 비중이 낮은 종근당과 한미약품은 1분기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물론 한미약품의 경우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미국 제품명 롤베돈)’가 미국에 진출했지만 매출 비중이 큰 중국 법인이 1분기 부진에 빠지며 전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한미약품은 2025년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3909억 원, 영업이익 128억 원을 냈다. 1년 전보다 매출은 3.2%, 영업이익은 23.0% 감소했다.
같은 기간 북경한미는 매출 965억 원, 영업이익 113억 원을 거두며 2024년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24.5%, 영업이익은 70% 후퇴했다.
종근당은 국내 중심의 영업에서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도입상품이 증가해 1분기에 수익성이 뒷걸음쳤다.
종근당은 2025년 1분기 별도기준으로 매출 3991억 원, 영업이익 128억 원을 거뒀다. 2024년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12.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52% 감소했다.
종근당은 지난해 미국 법인을 설립하며 연구개발을 강화하고 있지만 의약품원료가 대부분으로 알려졌다.
다만 올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의약품에 대해서도 관세를 예고하면서 연간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현지시각)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2주 안에 제약 산업에 대한 품목별 관세 부과 조치를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 관세가 어떻게 발표되는 지에 따라 각 사의 대응 전략이 구체화될 것”이라며 “관세가 또 환율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올해는 여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크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