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2018-04-29 04: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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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투자회사들이 증시의 문을 연이어 두드리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벤처기업 육성정책에 힘을 실으면서 벤처투자회사들도 함께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 김진하 린드먼아시아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가운데)가 3월14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옥에서 린드먼아시아인베스트먼트의 코스닥 상장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벤처투자회사들은 올해 밝은 업황 전망에 힘입어 연내 기업공개(IPO)를 연이어 추진하고 있다.
상장 주관계약을 체결한 벤처투자회사들을 보면 아주IB투자, KTB네트워크, 미래에셋벤처투자, 네오플럭스, SV인베스트먼트, 이앤인베스트먼트, 나우IB캐피탈, 컴퍼니케이파트너스 등 8곳에 이른다.
아주IB투자는 2017년 기준으로 운용자산 1조 원을 넘어서는 대형 벤처투자회사다. KTB네트워크는 2017년 벤처기업에 1285억 원을 투자했다.
미래에셋벤처투자(미래에셋금융그룹)와 네오플럭스(두산그룹) 등 대기업 계열사들도 상장 준비행렬에 합류했다.
이 회사들이 기업공개 과정에서 공모에 흥행하고 상장한 이후에도 양호한 주가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예상에 힘이 실리고 있다.
린드먼아시아인베스트먼트가 벤처투자회사들 가운데 2018년에 처음으로 상장하면서 ‘공모 대박’을 터뜨리고 지금까지 비교적 높은 주가를 유지하고 있기도 하다.
이 회사가 3월5~6일에 일반공모 청약을 진행했을 때 경쟁률은 1039.51대1에 이르렀다. 청약 증거금도 2조2975억 원으로 집계돼 흥행에 성공했다.
벤처투자회사들은 문재인 정부에서 힘을 싣고 있는 벤처기업 육성정책의 수혜업종으로 꼽히면서 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적극적으로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2018년에 벤처기업을 지원하는 혁신모험펀드를 2조6천억 원 규모로 조성하고 2020년까지 10조 원 규모로 키울 계획을 내놓으면서 벤처투자회사들의 재원 마련이 손쉬워졌다.
벤처기업이 영업손실을 보고 있더라도 좋은 기술력이나 아이디어를 갖췄으면 상장을 허용하는 ‘테슬라 상장’을 도입하는 등 코스닥 상장요건이 완화된 점도 벤처투자회사에 호재로 꼽힌다.
벤처투자회사들은 투자한 회사의 상장을 통해 자금을 주로 회수한다. 벤처기업의 기업공개가 활성화되면서 벤처투자회사들도 이전보다 이익을 얻기 쉬워졌다.
이용성 한국벤처캐피탈협회장이 2018년 신년사에서 “정부가 시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정책을 수립하고 여러 규제도 계속 완화해 나간다면 벤처캐피탈도 스타트업 발굴과 육성에 전념해 황금시대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기도 했다.
다만 벤처투자회사들이 정책 수혜주로 꼽히는 점이 양날의 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나친 고평가는 '거품 논란'을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기술투자,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티에스인베스트먼트, DSC인베스트먼트, 대성창투, SBI인베스트먼트 등 앞서 상장한 벤처투자회사들의 주가도 올해 들어 크게 변동하기도 했다.
이 벤처투자회사들의 현재 주가를 최근 3개월 동안의 고점과 비교하면 최소 28.1%에서 최대 70%까지 하락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가 2017년 5월 집권한 뒤 코스닥 활성화정책의 기대심리에 힘입어 벤처투자업종 주가가 상승했다가 기대에 미흡하다는 말이 나오면서 3개월 만에 평균 20% 정도 떨어진 적도 있다”며 “거품이 빠질 가능성을 늘 생각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