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롯데손해보험 대표가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경영에 더욱 힘이 실렸다.

김 사장은 롯데손해보험 순이익 성장세를 이어가며 자본확충 방안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김현수 롯데손해보험 체질개선 성공, 자본확충 과제 남아

김현수 롯데손해보험 사장.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 사장은 앞으로 롯데손해보험의 보장성 보험과 온라인마케팅(CM)영업 강화에 더욱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손해보험은 연초에 간, 폐, 신장질환, 암, 뇌혈관, 심장질환 등을 보장하는 ‘더블케어 건강보험’을 내놓는 등 보장성 보험상품의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온라인마케팅을 통한 자동차보험 브랜드 ‘하우머치’를 강화하고 있다. 최근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를 통해 모바일로 보험상품을 파는 ‘모바일 방카슈랑스’에도 합류했다.  

김 사장이 연초 롯데그룹 임원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데도 보장성 보험과 온라인마케팅 영업에 힘입어 롯데손해보험의 실적을 늘린 점이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롯데그룹 금융계열사의 대표이사들은 대부분 부사장이나 전무급이라 김 사장의 승진은 흔치 않은 사례로 꼽힌다”며 “그룹 차원에서 김 사장의 경영정책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이 재임한 뒤 롯데손해보험은 연간 순이익을 내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 517억 원을 올리면서 2016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롯데손해보험 관계자는 “보험업계 최초로 ‘웨딩보험’ 상품을 내놓는 등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는 데 주력했다”며 “다른 채널보다 싼 온라인마케팅 자동차보험상품을 내놓고 ‘하우머치’ 다이렉트 광고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도 확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이 보장성 보험과 온라인마케팅 등에 힘을 실으면서 롯데그룹 계열사를 통해 판매한 퇴직연금의 매출의존도를 낮춰 자본적정성이 약화될 가능성도 줄었다.

롯데손해보험은 지난해 3분기 기준 원수보험료의 27.6%를 퇴직연금 등을 포함한 특별계정에서 거뒀는데 2016년 말 49.2%와 비교해 비중이 줄었다. 

올해부터 퇴직연금 관련 리스크를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능력을 나타내는 지급여력(RBC)비율에 단계적으로 반영해야 하는 점을 감안해 선제적 대응으로 성과를 낸 셈이다.

하지만 롯데손해보험이 지난해 3분기 기준 전체 자산의 42.8%를 특별계정으로 보유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김 사장이 자본확충을 이끌어야 하는 부담이 남아있다.

롯데손해보험의 지급여력비율도 지난해 3분기 기준 159.14%로 집계돼 금융감독원에서 권고하는 150%에 턱걸이했다. 

이때 900억 원 규모의 10년 만기 후순위채를 발행해 지급여력비율을 175~181%대로 끌어올렸을 것으로 파악되지만 이 추정치도 안정선인 200%를 밑돌고 있다.

새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가 2021년 도입되면 롯데손해보험의 자본부담은 더욱 커진다.       

이 제도들이 도입되면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에 대비한 책임준비금(보험부채)을 계산할 때 보험계약 당시 금리(원가) 대신 현재 시장금리(시가)를 적용해 더 많은 자본을 쌓아야 한다.

김 사장이 후순위채나 신종자본증권 등의 추가 발행을 결정해 자본금을 늘릴 수 있지만 이를 통한 자본확충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손해보험이 지난해 3분기에 후순위채를 발행했을 때 기관 수요예측에서 매수 주문을 10억 원밖에 받지 못해 남은 물량을 인수단인 KB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에서 모두 사들이기도 했다.

롯데손해보험 관계자는 “후순위채 발행 등으로 자본을 확충할 계획은 현재 없다”며 “이익을 늘리고 손해율을 낮추는 등 내실을 키워 지급여력비율을 올리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