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갑, 현대중공업 노조 파업에 배수의 진  
▲ 26일 오전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이 정문 앞에서 출근길 직원들에게 호소문을 나눠주고 있다.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이 노조의 파업에 맞서 배수의 진을 쳤다.

노조의 임금인상 요구에 더 이상 임금인상안을 제시할 수 없다며 파업자제와 경영정상화 동참을 호소했다. 권 사장은 현대중공업이 이익을 낼 때까지 급여 전액을 반납하겠다는 강한 의지도 보였다.

권 사장은 현대중공업 노조의 부분파업을 하루 앞둔 26일 현대중공업 본사 정문 앞에서 '파업자제'와 '경영정상화에 동참해줄 것' 등의 내용이 담긴 호소문을 출근길 직원들에게 나눠줬다.

그는 이 호소문에서 "우리회사는 경쟁사보다 공사할 때 필요한 인원이 많아 최근 입찰에서도 이길 수가 없다”며 “우리회사가 경쟁사보다 거품이 많아 일감을 확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원가가 높아져 선박을 수주하더라도 약 6~7% 가량 손실이 생기게 된다”고 말했다.

권 사장은 노조에 더 이상의 임금인상안을 제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회사는 현재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켜 전체적으로 12.6%의 임금을 올려주고 100%+300만 원의 격려금도 지급하는데 이것만 해도 많은 인건비 부담이 생긴다”며 “과거처럼 회사의 수정된 최종안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시는 분도 있다고 들었는데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회사는 더 이상의 임금인상은 제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권 사장은 호소와 함께 노조가 파업에 들어갈 경우 민형사의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강경입장을 밝혔다.

그는 “노조는 더 많은 것을 요구하며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며 “파업이 벌어지면 민형사상 책임이 뒤따르게 되고 우리에게 가슴 아픈 일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노조가 파업 찬반투표를 한 달 동안 진행한 점을 문제삼아 쟁의행위금 가처분신청을 냈다.

권 사장은 “파업은 회사 손실만 늘어날 뿐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저뿐 아니라 여러분도 이런 상황은 바라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 사장은 현대중공업이 이익을 낼 때까지 급여 전액을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권 사장은 “올해만 임단협이 있는 것이 아니며 회사가 경쟁력을 회복하고 정상화해 이익을 많이 내면 그만큼 보상할 것”이라며 “지금은 회사가 어려운 시기이며 회사의 경영상황이 좋아지면 그만큼 일 잘하는 사람에게 돌려줄 것”이라고 약속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24일부터 임단협 협상을 재개했지만 임금인상안에 대한 견해차이로 타결에 실패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타결책을 찾지 못할 경우 27일부터 부분파업에 들어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대중공업 노조 관계자는 “권오갑 사장이 호소문을 발표한 것은 임금인상을 더 이상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직접 말한 것일 뿐”이라며 “부분파업은 일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26일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에 나섰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