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황창규 KT 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
블록체인 기술이 이동통신사들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인공지능 스피커를 비롯한 인공지능이 화두였다면 올해는 보안성 논란이 확산되며 블록체인이 떠오르고 있다.
블록체인은 정보를 덩어리로 만들어 네트워크상에 저장하는 기술로 해킹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해 차세대 보안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이동통신 3사는 최근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등 IT 기술 발전에 따라 보안도 덩달아 중요해지면서 블록체인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올해 블록체인사업에 집중 투자해 본격적으로 서비스 상용화에 나선다.
황창규 KT 회장은 지난해 연말 조직개편에서 융합기술원장 직속으로 블록체인센터를 신설했다. 이동면 융합기술원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블록체인을 비롯한 ICT분야 신사업 연구개발에 힘을 실었다.
황 회장은 지난해 12월 ‘평창 5G빌리지 개소식’에서 “내년에는 블록체인 기술을 현실화하겠다”며 “블록체인 기술을 금융분야에 접목한 서비스가 조만간 가시적으로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자회사 BC카드와 엠하우스를 통해 블록체인을 활용한 금융서비스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BC카드의 ‘전자서명 이미지 관리시스템’과 엠하우스의 모바일 상품권 ‘기프티쇼’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보안성을 높였다.
KT는 올해 상반기까지 엠하우스의 가상화폐까지 블록체인 범위를 확대해 새로운 플랫폼을 선보일 계획을 세웠다.
SK텔레콤은 공공기관과 연계해 블록체인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4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추진한 ‘블록체인 활용 서비스 개발 시범사업’에 참여했다. SK텔레콤의 사물인터넷 전용망인 ‘로라’를 활용해 전기 접촉불량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블록체인 기술로 저장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이 기술을 바탕으로 한국전기안전공사와 블록체인 기반의 ‘전기화재 발화지점 분석 지원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지주사 SK와 함께 로라를 활용한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물류서비스도 내놨다. 화물의 위치정보와 온도, 습도 등 실시간 정보를 물류 관계자들에게 공유한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SKC&C 대표시절 IBM과 함께 블록체인을 놓고 협력을 이끌었던 만큼 SK텔레콤에서도 블록체인 관련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SK텔레콤 인사에서 기존 무선부문을 서성원 사업부장이 맡게 되면서 박 사장은 인공지능과 블록체인 등 신사업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LG유플러스는 상대적으로 블록체인에서 성과가 더디지만 최근 씨트온과 함께 블록체인을 활용한 의료제 증명 서비스 추진하기로 했다. 계열사인 LGCNS가 지난해 6월 금융특화 블록체인 컨소시엄 ‘R3 CEV’에 가입하면서 향후 신사업에서 시너지를 강화할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권영수 LG유플러스 사장은 지난해 “사물인터넷 등 LG유플러스만의 차별화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사업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고 연말까지 가정용 사물인터넷 가입자 100만 가구를 확보하면서 국내 이동통신사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최근 사물인터넷과 관련된 보안성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데 사물인터넷에서 1위 수성을 위해서라도 올해 LG유플러스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보안기술 확보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 블록체인 관련 시장이 앞으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동통신 3사의 투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은 2022년 전 세계 블록체인 관련 시장은 77억 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대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