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준호 LG전자 사장이 8월31일 독일에서 새 스마트폰 'LG V30'을 공개하고 있다. |
LG전자가 새 스마트폰 ‘V30’을 앞세워 스마트폰사업의 반등을 이끌기 위해 온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마케팅비용의 증가는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 LG전자, V30 마케팅 총력전
17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가 V30 공개 이후 좋은 반응을 얻자 마케팅을 더욱 공격적으로 펼치고 있다.
LG전자는 14일부터 20일까지 일주일 동안 V30 사전예약판매를 진행한다. 21일부터 26일까지 V30를 개통한 사전예약고객들을 대상으로 구글의 최신 VR기기인 ‘데이드림뷰’를 1천 원에 제공한다.
또 △1년 동안 분실 및 파손 보험료 50%지원 △LG전자 렌탈제품 9종 렌탈비 최대 109만 원(누적 기준)할인 등 혜택과 △10만 원 상당의 비트피버(Beat Fever) 뮤직쿠폰도 증정한다.
체험 마케팅도 이전보다 공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11일부터 10월 중순까지 서울, 부산, 대구, 대전, 광주 등 5곳 도시에 단독 체험존 13곳을 운영한다. 또 국내 이동통신사 3사 대리점 및 전국 가전제품 판매점 등 모두 3천여 곳 매장에서 V30을 전시하고 있다.
LG전자가 서울 외 지역에 단독 체험존을 운영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상반기 ‘G6’나 지난해 ‘V20’를 출시할 때는 단독 체험존을 열지 않았고 지난해 상반기 ‘G5’ 때도 서울에서만 체험존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8월 말 모집했던 V30 국민체험단 수도 500명으로 크게 늘렸다. G6 체험단 인원이었던 210명에서 2배가량 늘린 것이다.
V30 국민체험단으로 선정되면 무료로 V30을 제공받고 한 달 동안 V30을 사용해볼 수 있다. 이 기간 개인 소셜미디어서비스(SNS)에 제품 개봉기나 체험후기 등을 작성하면 제공받았던 V30을 공짜로 이용하게 된다.
LG전자 관계자는 “V30이 멀티미디어 기능 등으로 젊은 층을 위주로 호평을 받고 있다”며 “체험단 등 마케팅에도 더욱 힘쓰고 있어 이번에 좋은 성과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마케팅비용 감당할 수 있는지가 변수
문제는 LG전자가 공격적인 마케팅에 따른 비용증가를 감당할 수 있는 여력이 되느냐 하는 점이다.
V30에 들인 마케팅비용만큼 수익을 거두지 못할 경우 오히려 적자부담만 커질 수 있다.
LG전자는 V30으로 초반 합격점을 받았지만 하반기 삼성전자, 애플 등의 새 스마트폰과 맞경쟁을 시작한 만큼 흥행을 이어갈 수 있을지 안심할 수 없다.
삼성전자의 새 스마트폰 ‘갤럭시노트8’이 국내 사전예약판매에서 굳건한 수요를 보이고 있는 데다 애플도 신제품 ‘아이폰X’, ‘아이폰8’, ‘아이폰8플러스’를 선보였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올해 상반기에도 ‘G6’가 공개 직후 초반 호평을 받자 대대적인 홍보에 힘을 쏟았지만 삼성전자 ‘갤럭시S8’에 밀려 뒷심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스마트폰사업에서 더 큰 적자를 떠안게 됐다.
G6 판매량이 기대치에 못 미치면서 올해 2분기 스마트폰사업에서 영업적자 1300억 원대를 봤다. 지난해 4분기 영업적자가 4670억 원에 이르렀다가 올해 1분기 2억 원대로 줄였지만 한 분기 만에 다시 적자를 1천억 원가량 낸 것이다.
V30가 G6의 전철을 밟는다면 LG전자가 스마트폰사업에서 또 다시 적지 않은 손실을 볼 수 있는 셈이다.
더욱이 LG전자가 가격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V30의 가격을 100만 원이 넘지 않는 선에서 책정해 수익성 확보의 부담은 더 크게 안고 있다.
V30는 올레드패널, 듀얼카메라 등 프리미엄급 부품을 갖춰 제품가격이 100만 원을 넘을 것이라는 업계의 예상과 달리 64GB모델은 94만9300원, 128GB모델은 99만8800원으로 다소 낮게 책정됐다.
갤럭시노트8 출고가는 64GB모델은 109만4500원, 128GB모델이 125만4천 원이며 아이폰X는 국내 출고가가 120~140만 원대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가격경쟁력을 확보해 수익성보다 점유율을 확대한다는 전략을 내세운 것으로 보이는데 판매량이 조금만 부진해도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성도 안게 됐다.
LG전자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입장에서 100만 원선을 넘는지 여부가 심리적 부담요인으로 충분히 작용한다”며 “다소 공격적인 가격정책으로 소비자들의 수요를 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전략 스마트폰 G4, G5 등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2015년 2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9분기 연속 스마트폰사업에서 영업적자를 냈다.
지난해 G5 판매량이 부진했던 데다 V20 마케팅비용이 늘어난 탓에 스마트폰사업에서만 영업적자 1조2591억 원을 봤다. 2015년 2분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누적적자가 1조5113억 원에 이른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