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다이스그룹이 동북아 최초의 복합 리조트 ‘파라다이스시티’를 열었지만 겹겹이 둘러싼 악재로 안착까지 갈 길이 멀다.
사드보복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데다 홍보효과를 기대했던 영화 ‘리얼’의 중국개봉도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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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필립 파라다이스그룹 회장. |
11일 업계에 따르면 파라다이스는 6월 연결기준 매출이 369억 원으로 지난해 6월보다 27.8% 감소했다. 같은 기간 드롭액(게임 투입금액)은 2720억 원으로 0.2% 증가하는 데 그쳤다.
파라다이스시티가 개장하면서 과거 인천 카지노 시절보다 드롭액이 늘었지만 워커힐과 제주그랜드 등에서 드롭액이 급감하면서 전체 드롭액도 제자리걸음을 걸었다.
사드보복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인 관광객이 국내 외국인 전용카지노의 전체방문객 중 60%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파라다이스시티의 개장은 기존 영업장의 드롭액을 상쇄하는 수준에 머무는 등 아직까지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사드보복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파라다이스시티의 안착도 늦어지고 있다. 중국에서 파라다이스시티의 홍보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G20 정상회담 일정 중에 개최된 한중 정상회담에서 사드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것으로 기대됐으나 여전히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사드보복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여행업계 일각에서 중국인관광객 회복이 일러도 내년 1분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2분기의 분위기가 연말까지 지속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봤다.
당초 파라다이스가 사드보복과 파라다이스시티 개장에 따른 실적 악화를 예상하고 있었지만 예상보다 실적이 더욱 악화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파라다이스는 올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8800억 원, 영업이익 400억 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보다 매출은 27% 증가하지만 영업이익은 39% 줄어드는 것이다.
그러나 증권가는 파라다이스가 올해 매출 6600억~7200억 원, 영업이익은 50억 원가량을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적자전환 가능성을 점치는 곳도 있다.
파라다이스 주가도 맥을 못 추고 있다. 주가는 5월 중순 1만7천 원대까지 올랐으나 최근 1만2천 원대에 머물고 있다.
황현준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파라다이스시티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신규수요 창출의 동력을 확대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리조트 효과를 통한 대중 고객 중심의 카지노로 변모하기까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영화 ‘리얼’의 중국 개봉이 불투명해졌다는 점 역시 악재다.
리얼은 제작 당시 중국 개봉을 염두에 둔 프로젝트였으나 사드보복의 여파로 주력무대를 놓치면서 개봉이 1년 가까이 미뤄졌다. 최근에는 중국에서 개봉이 아예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전필립 회장은 파라다이스시티사업을 추진하며 단순한 카지노시설이 아닌 한류관광의 메카로 자리할 수 있도록 한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한류스타 김수현씨를 전속모델로 발탁하고 그가 주연을 맡은 영화 리얼의 제작단계에서부터 촬영장 제공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