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가 매각하는 반도체사업 인수기회가 일본정부 주도의 컨소시엄에 넘어갈 가능성이 유력하게 관측된다. SK하이닉스도 일부 지분을 확보하는 데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0일 일본언론을 인용해 “도시바가 반도체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는 데 일본정부 주도의 컨소시엄 쪽으로 사실상 마음이 기울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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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츠나카와 사토시 도시바 사장. |
도시바는 당초 미국 반도체기업 브로드컴과 사모펀드 실버레이크에 매각을 사실상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본정부가 적극적인 구애에 나서자 우선협상대상자 발표를 21일로 늦췄다.
일본정부는 도시바 반도체의 경영권과 기술이 해외기업에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펀드와 일본 금융기관, 미국 사모펀드를 컨소시엄에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며 도시바에 새 인수제안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바가 일본정부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결정한다면 결국 ‘막판 뒤집기’가 일어나는 셈이다.
SK하이닉스도 이 컨소시엄에 참여해 3조 원 정도를 출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에 성공할 경우 SK하이닉스가 확보하는 도시바 반도체의 지분은 약 15%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아직 미국 웨스턴디지털의 반대와 글로벌 독점금지규제의 영향이 변수로 남아있다.
웨스턴디지털은 도시바의 반도체사업 매각이 합작법인 설립계약 위반이라고 주장하며 미국법원에 매각중단을 요청해 법정공방을 예고했다.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 시장점유율 4위 기업으로 2위 도시바의 지분을 확보하려 할 경우 전 세계 당국의 독점금지규제 심사에 부딪힐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도시바 경영진은 메모리반도체에 경험이 없는 브로드컴에 반도체사업을 매각할 경우 사업을 재건할 의지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대만 홍하이그룹도 애플과 아마존, 델 등 미국 IT기업들이 다수 참여하는 컨소시엄을 꾸렸지만 중화권 자본에 매각을 반대하는 일본정부의 의지가 강해 인수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