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의 ‘막말 퍼레이드’가 불과 닷새 앞으로 다가온 19대 대선 막판을 혼탁하게 흐리고 있다.
인터넷 검색창에 ‘홍준표’라는 이름을 치면 바로 ‘막말’이라는 연관검색어가 뜰 정도로 홍 후보는 대한민국 ‘막말 정치인’의 대표 아이콘으로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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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
워낙 많은 막말을 쏟아냈기에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지만 그 가운데 대표적인 것들만 소개하면 이렇다.
“(문재인 후보 측에서) 겁을 줬는지 SBS에서 그게 잘못된 뉴스라고 발표했다. 제가 집권하면 SBS 8시뉴스 싹 없애버리겠다.”(5월3일 부산 남포동 유세)
“홍준표가 대통령이 되면 언론에서 겁이 날 것이다. 어떻게 해서라도 대통령 안 시키려고 온갖 지랄들을 다 한다.”(4월30일 인천 문화의 거리 유세)
“(시민단체들을 향해) 집 앞에서 물러나라고 데모를 하지 않나, 날 소금을 뿌리지 않나, 에라이 도둑놈들의 새끼들이 말이야.”(4월30일 경남 김해 유세)
“툭하면 촛불민심 운운하며 정권교체를 주장하고 있지만 촛불민심이라는 것은 광우병 때처럼 전교조, 민주노총 등 좌파단체가 주동이 돼 선동한 민중혁명이 아닌가.”(4월29일 페이스북)
더 많은 막말이 있지만 지면의 오염을 막기 위해 이 정도 선에서 그친다.
보수(保守)의 사전적 의미는 지킨다는 뜻이다. 지킨다는 것 속에는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질서는 물론 인간의 가치와 존엄 등도 물론 포함된다.
하지만 보수후보 홍준표에게서 이런 ‘품격있는’ 가치들은 찾아볼래야 찾아볼 수가 없다.
있다면 철지난 색깔론과 입에 담기도 힘든 저속한 수준의 험담뿐이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유리하도록 포장된 ‘가짜뉴스’를 온라인 등을 통해 열심히 유포하는 것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최근 홍 후보 캠프 관계자 5명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이들은 홍 후보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는 여론조사결과를 첨부했는데 선관위의 조사 결과 여론조사는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홍 후보 측은 경쟁후보의 당명 대신에 북한 인공기를 그려넣은 온라인 홍보물을 유포한 사실도 추가로 드러나 선관위가 조사에 착수했다.
선관위가 적발한 홍보물을 보면 기호 2번 홍준표 후보의 당명자리엔 태극기가 그려져 있고 기호 1번(문재인)과 기호 3번(안철수)의 당명자리에는 인공기가 그려져 있다.
문재인, 안철수 두 후보가 ‘북한 후보’라고 낙인 찍는 것이나 다를 게 없다.
홍 후보가 이처럼 비상식적인 말과 행동에 몰두하는 이유를 짐작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선거판을 극단적인 이념대결의 장으로 몰고 가서 보수표를 결집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홍 후보가 간과하는 것이 하나 있다.
지난 겨울 차가운 아스팔트에서 매서운 겨울바람을 맞으면서도 촛불을 놓지 않은 수많은 국민들은 홍 후보가 전가의 보도처럼 꺼내드는 철지난 색깔론에 휘둘릴 정도로 어리석지 않다.
이번 19대 대선은 ‘이게 나라냐’라는 울분에서 치켜든 촛불이 사실상 만들어낸 선거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나라‘를 희망했던 촛불민심과 최근 홍 후보가 보여준 일련의 막말과 저급한 색깔론은 너무나 동떨어져 있다.
정말이지 품격있는 보수후보, 수준있는 보수후보, 인간적인 보수후보가 보고 싶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