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노 갈등' 격화, 가전과 스마트폰 중심 동행노조 "교섭 정보 공유하지 않으면 법적 조치"

▲ 삼성전자 동행노조가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와 전국삼성전자노조에 '교섭 정보 공유와 공정대표의무 준수 촉구'를 내용으로 한 공문을 발송하며 '노·노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 내 노조 간의 갈등이 법적 분쟁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가전과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중심의 '동행노조'는 공동투쟁본부 탈퇴에 이어, 과반 노조를 향해 교섭 정보 공유와 차별 금지를 요구하며 강력한 법적 대응을 시사하고 나섰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동행노조는 최근 과반 노조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와 전국삼성전자노조에 '교섭 정보 공유와 공정대표의무 준수 촉구'를 내용으로 한 공문을 발송했다.

동행노조의 핵심 주장은 '공정대표의무'다. 노조법에 따라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소수 노조와 그 조합원을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동행노조 측은 "공동교섭단 참여 종료가 교섭대표노조의 법적 의무 면제를 의미하지 않는다"며 △사측과의 세부 교섭 상황 △사측 제시안과 수정 요구안 전문 △향후 일정과 주요 쟁점 등을 투명하게 공유할 것을 요구했다.

특히 동행노조는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소수 노조에게 정보 제공과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치지 않는 것은 교섭대표노조의 재량권 일탈이자 의무 위반"이라고 주장하며 위반이 지속됐을 때 노동위원회 시정 신청은 물론 민사·형사상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동행노조는 초기업노조와 전삼노 측에 8일 정오까지 공식 회신을 할 것으로 요구했다.

동행노조는 지난 4일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를 탈퇴했다. 그동안 공동투쟁본부에는 삼성전자 초기업노조와 전삼노, 동행노조가 참여해왔다.

이와 같은 노·노 갈등 배경에는 삼성전자 내부의 사업 부문별 이해관계 차이가 자리 잡고 있다.

조합원 2300여 명 가운데 70%가 DX 부문 소속인 동행노조는 그동 초기업노조와 전삼노가 반도체(DS) 부문 중심의 성과급 요구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불만을 제기해 왔다.

초기업노조와 전삼노는 약 80%의 조합원이 DS 부문에 소속돼 있다.

실제로 DX 부문 직원들 사이에서는 "우리 목소리가 전혀 반영되지 않는다"는 비판이 일면서 기존 노조 탈퇴와 동행노조 합류 움직임이 확산되는 추세다. DX부문 중심으로 신규 노조를 설립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감정적 대립도 극에 달하고 있다.

동행노조는 과거 초기업노조가 과반 조합의 권한을 남용해 자신들을 '어용노조'로 지칭하며 비하해 온 점을 지적하며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했다.

동행노조 측은 "과거 초기업노조는 과반 조합이라는 권한을 남용해 우리 노조의 의견을 고의로 무시·배제하거나 심지어 형법 제311조(모욕)에 해당하는 비하 등을 지속했다"며 "이는 우리 노조 존재 자체를 배제하고 부정하려는 의도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