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 후계자' 그렉 아벨에 주주 평가 긍정적, "AI와 기술주에 열린 태도"

▲ 그렉 아벨 버크셔해서웨이 CEO가 5월1일 미국 네브라스카주에서 열린 주주총회에 참석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워런 버핏 회장의 후임자에 오른 투자회사 버크셔해서웨이의 그렉 아벨 CEO를 두고 투자자들 사이에서 대체로 긍정적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아벨 CEO가 버핏 회장과 달리 기술주 및 인공지능(AI) 관련주에 열린 태도를 보이고 있어 투자 기조가 이전과 달라질 수 있다는 예측도 고개를 든다.

3일(현지시각) 미국 CNBC는 “그렉 아벨 CEO가 첫 정기 주주총회 뒤 ‘합격점’을 받았다”며 투자자들이 대체로 좋은 평가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버크셔해서웨이는 전날 미국 네브라스카주 오마하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었다. 아벨 CEO가 1월에 최고경영자에 오른 뒤 사실상 첫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버핏 회장이 1970년부터 약 55년에 걸쳐 버크셔해서웨이 CEO 및 회장직을 겸임해 온 만큼 투자자들은 그렉 아벨의 역량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CNBC는 투자 전문가와 주주들이 버핏 회장의 부재를 아쉬워하면서도 아벨 CEO의 첫 주주총회 데뷔에 대체로 긍정적 반응을 내비쳤다고 보도했다.

투자기관 가벨리펀드의 맥크레 사이크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아벨 CEO는 미래에 대한 확신과 사업 전반에 대한 전문성, 충실한 내용을 모두 전했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카스 메릴랜드대 교수는 아벨 CEO의 주주총회 뒤 버크셔해서웨이를 더 신뢰하게 됐다며 그의 리더십에 긍정적 평가를 내놓았다.

버핏 회장이 버크셔해서웨이의 투자 사업에만 집중했던 반면 아벨 CEO는 모든 사업 영역에 해박한 지식을 보여줬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CNBC는 아벨 CEO의 주주총회 질의응답 시간에 이러한 전문성이 더욱 돋보였다며 이전보다 더 전문적이고 실용적으로 행사가 진행됐다고 덧붙였다.

버핏 회장은 비교적 자유로운 형식을 선호했고 자신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주주총회를 이어갔던 반면 아벨 CEO는 사업 관련 내용을 상세하게 설명하는 데 많은 시간을 들였다.

투자자 단체 굿인베스팅의 창업자 틸만 베르치는 “버핏 회장의 유쾌한 대답을 많은 주주들이 그리워할 것”이라면서도 “아벨 CEO는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을 것”이라고 CNBC에 전했다.
 
'워런 버핏 후계자' 그렉 아벨에 주주 평가 긍정적, "AI와 기술주에 열린 태도"

▲ 버크셔해서웨이 정기 주주총회 장소에 전시된 워런 버핏 회장과 그렉 아벨 CEO의 이미지. <연합뉴스>

아벨 CEO가 기술주와 인공지능 관련주에 비교적 열린 태도를 보였다는 점도 특징으로 꼽혔다.

버핏 회장은 자신의 가치투자 철학을 고수하며 대표적 성장주인 기술주 분야에는 버크셔해서웨이의 자금을 거의 투자하지 않았다. 애플과 구글만이 예외로 남아 있다.

CNBC는 이번 주주총회에서 인공지능이 주주들과 경영진의 대화에 주요 화두로 등장했다고 전했다.

아벨 CEO는 버크셔해서웨이가 이미 철도를 비롯한 사업 분야에 인공지능 기술 활용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며 다양한 사업부문에 잠재력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시장의 성장이 버크셔해서웨이의 에너지 사업에 긍정적으로 기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투자회사 비스타쉐어즈의 애덤 패티 CEO는 “기술주 투자를 꺼렸던 버핏 회장과 달리 아벨 CEO는 기술 및 인공지능에 관련해 익숙하고 열린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패티 CEO는 이러한 태도가 향후 버크셔해서웨이의 투자 포트폴리오에도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은 아벨 CEO가 버크셔해서웨이에 버핏 회장이 남긴 여러 문화를 완전히 바꿔낼 생각은 없다고 말한 점에 주목했다.

이는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기 전까지는 급격한 변화를 추진할 가능성이 낮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날 주주총회에 참여한 버핏 회장은 “아벨 CEO는 적임자”라며 “내가 맡았던 모든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모두 나보다 잘 해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에 전했다.

다만 로이터는 버핏 회장의 주주총회에 참석하는 투자자들이 1만8천 석 안팎의 좌석을 모두 채울 정도였던 반면 이날 행사에는 수 천 석의 자리가 비어 있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아벨 CEO는 버핏 회장의 후임자로 자질을 의심하는 주주들의 마음을 얻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며 “이에 더해 인공지능 및 기술주에 매료된 투자자들도 끌어들여야만 한다”고 바라봤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