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은 SK하이닉스 삼성전자 HBM에 악재, "생산과 수요 모두 타격"

▲ 이란 전쟁이 국제유가 및 천연가스 가격 상승, 소재 및 장비 공급망 불안으로 이어지면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고대역폭 메모리(HBM) 사업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삼성전자 HBM4 고대역폭 메모리 홍보용 이미지. <삼성전자>

[비즈니스포스트] 이란 전쟁으로 국제유가 및 천연가스 가격이 상승하며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고대역폭 메모리(HBM) 사업에 이중고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만 TSMC의 에너지 수급 차질이 HBM 수요 감소를 이끌 가능성이 있고 중동에서 반도체 생산에 쓰이는 주요 소재를 수입하는 일도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외교전문지 더디플로맷은 25일 “이란 전쟁은 에너지 시장을 넘어 한국 증시와 주요 산업 공급망, 수출 시장에 모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더디플로맷은 이란 전쟁이 전 세계에 광범위한 여파를 미치며 한국과 같이 글로벌 경제와 밀접하게 연관된 국가에는 더욱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란 전쟁 뒤 코스피 지수가 이틀만에 18% 하락한 사례와 원달러 환율이 한때 1500원을 웃돌아 거래됐던 점이 예시로 꼽혔다.

한국은 특히 중동에 석유 및 천연가스 공급을 크게 의존하고 있어 전쟁에 따른 생산 및 운송 차질에 취약한 것으로 지적됐다.

더디플로맷은 한국 반도체 업계가 이번 사태로 특히 리스크에 직면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일부 반도체 장비와 헬륨을 비롯한 주요 소재가 중동 국가에서 다수 수입되고 있었기 때문에 필수 공급망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국 반도체 공장도 영향권에 놓일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졌다. 중국도 중동 국가에서 다수의 반도체 소재를 사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HBM 수요가 감소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HBM은 주로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에 쓰이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고부가 메모리반도체 제품이다.

더디플로맷은 HBM이 주로 엔비디아 반도체를 생산하는 대만으로 수출되고 있는데 대만의 천연가스 수입 차질이 전력 생산에 리스크를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만은 반도체 공장 가동 등에 활용하는 에너지를 주로 천연가스에 의존하고 있다. 수급 차질이 지속되면 4월 말 이후부터 전력 확보에 지장이 생길 수 있다.

전력 공급 부족이 TSMC 반도체 생산 중단으로 이어지는 시나리오를 가정하면 자연히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HBM 수요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더디플로맷은 결국 TSMC가 대체 에너지원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HBM 수요 위축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동 지역에서 인공지능 데이터센터가 공격을 받는 사례가 발생하며 인프라 증설 투자가 위축될 가능성도 떠올랐다.

더디플로맷은 중동의 데이터센터 투자 불확실성도 한국의 HBM 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 있는 잠재적 요인이라고 바라봤다.

반도체는 한국의 핵심 수출 산업이다. 따라서 생산이나 수요 측면의 악재가 발생한다면 국가 경제 전반에도 큰 타격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

더디플로맷은 결국 “한국은 이란 전쟁에 에너지 가격 상승뿐 아니라 반도체를 비롯한 여러 산업 분야의 불확실성 증대에 따른 압박을 받게 됐다”고 진단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