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총괄사장이 이란 전쟁이라는 변수에도 올해 실적 성장에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호석유화학은 원재료 수급 불안에도 불구하고 주력 제품인 NB라텍스, SBR 등 합성고무를 향한 강한 수요에 순항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금호석유화학 이란전쟁에도 합성고무 수요 탄탄, 박준경 올해 성장전선 유효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총괄사장.


22일 화학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미국,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 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국내 화학사 대부분이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전쟁의 영향으로 원유를 비롯해 나프타 등 주요 석유화학 원자재의 핵심 운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이용이 어려워진 점이 근거로 꼽힌다.

국내 화학사들은 중국발 공급 과잉에 고전하던 상황에서 생산 중단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을 만나게 됐다.

LG화학, 롯데케미칼을 비롯해 한화솔루션 등 주요 화학사들은 고객사에 불가항력에 따른 공급 차질 가능성을 통보할 정도다.

이와 달리 주요 화학사 가운데 금호석유화학은 다른 곳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타격이 작을 것으로 보인다.

금호석유화학이 합성고무 생산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주요 원재료인 부타디엔(BD), 스티렌 모노머(SM) 등 기초 유분의 공급이 중요하다.

이들 기초 유분은 나프타를 분해해 얻어지는 만큼 원재료 국내 공급은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 불안에 따른 영향과 무관하지 않다.

다만 금호석유화학의 주력 제품인 NB라텍스, SBR은 수급 불안에 따른 원재료 가격 상승 이상으로 판매가격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SBR이 원재료로 주요 쓰이는 타이어 등 전방 제품들의 수요가 꾸준하기 때문이다.

전우제 KB증권 연구원은 “합성고무, 합성수지 등 수급 불안과 관련해 세계적으로 부족해진 제품에는 프리미엄이 부여될 것”이라며 “3월에 부타디엔 가격이 급등한 만큼 4월부터는 SBR, 라텍스 등 가격 상승 기대된다”고 바라봤다.

박 사장으로서는 국내 화학산업의 위기가 심화하는 흐름에서 합성고무 스페셜티 제품군의 경쟁력 강화에 지속적으로 공을 들여온 점이 성과를 이어지는 상황과 마주한 것으로 보인다.

박 사장은 부사장이던 2022년부터 경기가 침체하는 중에도 금호석유화학의 자회사인 금호폴리켐의 기능성합성고무(EPDM) 설비 증설에 투자를 결정하는 등 합성고무 생산량의 확대를 추진해 왔다.
 
금호석유화학 이란전쟁에도 합성고무 수요 탄탄, 박준경 올해 성장전선 유효

▲ 금호석유화학은 올해 1분기부터 SSBR 생산량이 확대된다.


2022년 12월에 총괄사장으로 취임하면서 본격적으로 금호석유화학을 이끌게 된 뒤부터는 기존 SBR보다 뛰어난 물성을 지녀 전기차 타이어 소재로 쓰이는 SSBR의 증설을 추진하기도 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올해 1분기부터 지난해 증설된 SSBR 생산설비의 가동을 본격화한다.

SBR, SSBR 등 타이어 소재는 올해 국내 화학산업의 위기에서도 금호석유화학의 실적에 힘을 보탤 핵심 제품군으로 예상된다.

전 연구원은 “타이어 기업들은 현재 가격 상승을 검토하면서 원재료를 놓고 비용보다 물량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며 “금호석유화학에 최고 시나리오는 4~5월에 판가 상승 후, 5월 초에 호르무즈 해협의 정상화로 마진 상승과 판매량을 보존하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호석유화학은 올해 3300억~4천억 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영업이익 2720억 원에서 20% 이상 영업이익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다만 전쟁이 지나치게 장기화하면 원재료 수급 문제에 따른 가동률 하락의 영향이 제품 가격 상승을 상쇄할 수도 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금호석유화학의 실적 전망을 놓고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이 안정화되면 거래처의 재고확보 수요로 실적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통항 안정화가 지연되면 원재료 가격 부담과 가동률 하향 조정에 따른 실적 전망의 하향 조정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