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다보스포럼 트럼프 '원맨쇼' 되나, 글로벌 협력 논의 뒷전으로 밀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해 다보스포럼에서 미국 우선주의를 주제로 한 연설을 예고했다. 자연히 다른 의제는 뒷전으로 밀리며 다보스포럼의 기존 정신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일명 다보스포럼)이 올해는 글로벌 협력보다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 선언을 중심 주제로 진행될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정부가 이번 행사를 미국의 정책 방향성을 공표하는 데 활용할 가능성이 유력해 경제 불평등 해소나 기후대응 등 논의는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로이터는 20일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보스포럼에서 세계 각국의 여러 기업인과 만나며 존재감을 과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포럼에서 특별 연설을 앞두고 있다. 이후 현장을 방문한 여러 글로벌 기업 경영자들과 리셉션 행사에 참석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내용이 미국의 경제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는 대미 투자 확대 등 방안을 주로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연설은 미국 정부의 자국 우선주의 정책을 전 세계에 공표하고 전 세계에 새로운 경제 질서를 제시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미국 악시오스에 따르면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이미 이번 연설의 주제를 ‘미국에 투자하는 현명한 선택’과 ‘미국 우선주의 무역이 세계를 바꾸고 있다’로 예고했다.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자신만만함을 전 세계 무대에 선보일 것”이라며 "이는 다보스포럼 참석자뿐 아니라 미국 내 유권자들을 겨냥한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정부가 다보스포럼에서 일반적 형태의 기자회견을 여는 대신 정치적으로 우호적인 자국 매체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계획을 세웠다는 시각도 나온다.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의 참석은 다보스포럼에 새 시대가 열렸음을 보여준다”며 “사실상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포럼이 된 셈”이라고 비판했다.

다보스포럼은 이전까지 세계화와 자유무역 등을 상징하는 대표 행사로 꼽혔으나 트럼프 정부가 이번에 큰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의미다.

이전 포럼에서 중요하게 다뤄졌던 기후위기 또는 다양성과 관련한 글로벌 협력 논의가 결국 우선순위에서 크게 밀려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올해 다보스포럼 트럼프 '원맨쇼' 되나, 글로벌 협력 논의 뒷전으로 밀려

▲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2026 세계경제포럼 회견 장소. <연합뉴스>


다보스포럼이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MAGA 선언과 미국 우선주의 공표를 위한 자리로 거듭나면서 그를 진정한 주인공으로 만들어줄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유럽 각국 정상과 주요 기업 CEO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기 위해 줄을 설 것이라는 전망도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정부가 그린란드 문제와 관련해 유럽의 다수 국가에 관세 부과를 예고한 만큼 유럽 국가들이 미국과 원만한 협상을 이뤄내야 할 이유가 크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도 “이번 다보스포럼에서 세계 경제 불평등 해소와 같은 글로벌 공동 과제 해결을 위한 합의는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그늘에 완전히 가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보스포럼이 세계 각국의 화합과 협력을 기본 정신으로 열리는 반면 트럼프 정부의 외교 및 무역 정책은 이와 상반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존재감이 지나치게 커지면서 이번 다보스포럼 연설을 계기로 지난 수십 년에 걸쳐 이어진 자유무역주의와 다자주의 등 개념이 쇠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그린란드 통치에 반대하는 유럽 국가에 관세 부과를 예고한 뒤 다보스포럼 주요 의제에 그린란드 관련 내용이 추가됐다.

결국 기존 다보스포럼에서 주로 거론되던 국가 간 협력이나 세계의 여러 경제적 문제에 공동 대응과 같은 의제는 결국 더 축소될 수밖에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 정부 관계자들과 주요 기업인도 이번 다보스포럼에 참석을 앞두고 있다. 한국과 미국 대표단이 반도체 관세를 비롯한 무역 현안을 논의할 가능성도 떠오른다.

다만 미국 정부가 예상대로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강경한 태도를 보인다면 한국이 원만한 협상 결과를 거두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