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빚을 내 투자하는 투자자가 많아지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최근 국내 주식시장 상승세와 주요 기업들의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신용거래로 주식을 매매하는 경우 큰 손실을 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금융투자협회 통계자료를 보면, 최근 국내 증권시장에서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가파르게 늘어났다.
잔고는 6월2일 18조3463억 원에서 6월23일 20조966억 원까지 늘어나며 20조 원을 돌파했다.
이후에도 꾸준히 증가해 25일 현재 20조5726억 원에 달했다. 6월 한 달 동안 2조 원 넘게 증가한 것이다.
신용거래융자란 증권사에서 자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하는 거래다. 반대로 증권사로부터 주식을 빌려 매도(공매도)하는 거래는 신용거래대주로 일컫는다.
신용거래융자는 빚을 내 투자하는 것이라 투자자들 사이에선 ‘빚투’라고도 불린다.
신용거래로 매입 규모를 늘리면, 주가가 뛸 때 100% 현금만으로 구매한 것보다 많은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6월 들어 국내 주식시장이 빠르게 상승하자 더 큰 수익률을 추구하는 개인투자자들이 신용거래에 손을 뻗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국내 대형주들의 신용잔고 상승률이 눈에 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6월26일 기준 삼성전자의 신용잔고는 약 1410만 주다. 13일 1282만 주에서 2주 만에 10% 가까이 늘어났다.
다음달 발표될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이 좋으면 저평가 상태인 주가가 오를 수 있단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방산과 금융 등 2분기 실적이 기대되는 업종에서는 신용잔고 상승세가 더욱 두드러진다.

▲ 국내증시 활성화와 주요기업 2분기 실적 기대감이 투자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6월26일 대표적 방산주 현대로템의 신용잔고는 약 135만 주로 집계됐다. 6월2일 78만 주 대비 73% 이상 늘었다.
현대로템이 2분기 K2전차 폴란드 2차 수출 등에 힘입어 큰 폭의 실적 상승을 거둘 것이란 관측에 투자심리가 살아났다.
증권업종 대장주로 꼽히는 미래에셋증권 역시 같은 기간 신용잔고가 크게 증가했다.
26일 기준 미래에셋증권의 신용잔고는 약 367만 주로, 2일 202만 주보다 약 82%나 늘었다.
최근 국내 주식시장 활성화에 증권사 실적 기대감이 커진 영향이다.
다만 주식 신용거래는 주가가 하락할 경우 큰 손실을 볼 수 있는 만큼 투자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신용거래로 증권을 매매할 경우 매수증권(담보) 가치가 담보유지비율을 하회하면 투자자 의사와 상관없이 임의처분(반대매매)될 수 있다”며 “일정한 비율의 보증금만을 지급하고 현금 매매보다 훨씬 많은 주식을 매매하게 되므로, 시장상황이 예측과 다를 경우 투자원금의 상당부분 또는 투자원금 이상의 손실이 가능하다”고 경고했다.
또 “결국 투자자 스스로 자신의 상환능력이나 다른 지출 계획을 고려해 감당 가능한 범위 내에서 투자하도록 유의해야한다”고 당부했다. 박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