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HD현대인프라코어가 HD현대그룹 편입 이후 꾸준히 개발해왔던 수소엔진 첫 상용화 단계에 바짝 다가섰다.

오승현 HD현대인프라코어 대표이사 사장은 수소엔진 같은 친환경 미래사업을 무기로 건설기계 업황 부진 속에서도 수익성을 책임지고 있는 엔진 부문 확장에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HD현대인프라코어 수소엔진 첫 상용화 착착, 오승현 친환경 미래사업 힘 준다

▲ 오승현 HD현대인프라코어 대표이사 사장이 친환경 미래사업에 힘을 주고 있다.


26일 HD현대인프라코어에 따르면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수소연소엔진 기술을 중대형 상용차 및 발전분야에 처음으로 적용하기 위한 단계를 밟고 있다.

가장 먼저 11리터급 상용차용 수소엔진인 'HX12'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고객사 트럭에 수소엔진을 시범 탑재해 주행 시험을 완료했고 현재 대형 버스와 자체 30톤급 굴착기에 HX12를 탑재해 실차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2월에는 영하 20도 혹한의 환경에서 11리터급 수소엔진 차량의 실용성과 안전성 검증도 마쳤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HD현대그룹에 합류한 이듬해인 2022년 수소엔진 개발에 착수했다. 개발 4년여 만인 내년 초 트럭용 수소엔진을 양산해 고객사에 공급하고 상품화 단계를 거쳐 2027년 상반기 수소엔진 트럭 출시를 예정하고 있다.

지금까지 수소엔진을 장착한 버스, 트럭 등의 상용차가 본격적으로 출시된 사례가 아직 없는 만큼 수소엔진 상용차의 첫 길을 HD현대인프라코어가 개척할 것으로 보인다.

오승현 사장은 전날 발표된 HD현대인프라코어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첫 머리에 조영철 사장과 공동으로 낸 CEO 인사말에서 “에너지 전환이 가져올 산업의 변화를 기회로 삼아 신시장 개척에 힘쓰고 있다”며 “전동화 포트폴리오, 수소연소엔진 상용화 준비 등 기술역량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사업구조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HD현대인프라코어의 11리터급 수소엔진은 기존 천연가스(CNG) 엔진을 기반으로 개발돼 기존 차량에 호환이 쉽다는 장점이 있다. 기존 내연기관 플랫폼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노후화한 차량의 개조(리트로핏)로도 적용이 가능한 것이다.

또한 수소 연소 최적화를 통해 최대 41% 수준의 열효율을 구현하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난해 국내 최대 수소 산업 전시회 ‘H2 MEET 2024’에서 미디어 선정 수소산업 분야 최고 제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발전용 수소엔진도 주목하고 있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11리터급 상용차용 수소엔진을 발전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도록 200kWe(킬로와트)급 제품의 실증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까지 모두 1500시간의 실증을 완료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22리터급 발전 전용 수소엔진(HX22)도 개발하고 있는데 이 제품은 2027년까지 1500시간의 실증을 진행한다는 계획 아래 연구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향후 37리터급, 65리터급 등 초대형 수소엔진 제품군 확장도 구상하고 있다.

오 사장은 수소엔진 같은 HD현대인프라코어의 지속가능 제품 및 기술개발 투자비용을 꾸준히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지난해 지속가능 분야 실행을 위해 165억 원을 투입했는데 올해는 197억 원으로 투자를 늘렸으며 앞으로도 매년 10%씩 꾸준히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일반적으로 건설기곅 기업으로 알려진 HD현대인프라코어에서 엔진 부문은 이미 건설기계와 함께 핵심 사업으로 자리 잡았을 만큼 오 사장이 강하게 힘을 주고 있는 분야다.

특히 건설기계 업황 부진 속에서 엔진 부문을 수익성을 크게 만회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북미, 신흥시장의 전력수요 확대와 함께 발전기용 엔진 실적이 우수하고 방산 엔진 매출도 꾸준히 이어지면서 높은 수익성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HD현대인프라코어 수소엔진 첫 상용화 착착, 오승현 친환경 미래사업 힘 준다

▲ HD현대인프라코어 11리터급 수소엔진(HX12)을 탑재한 대형트퍽. < HD현대인프라코어 >


HD현대인프라코어 건설기계 부문은 지난해 영업이익 275억 원을 기록한 반면 엔진 부문은 지난해 영업이익 1566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 규모는 건설기계 부문이 2.5배 이상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엔진 부문이 이익을 지탱하고 있는 셈이다. 영업이익률은 13%를 웃돈다.

올해 1분기에도 건설기계 부문이 영업이익 236억 원을 내는 동안 엔진 부문은 영업이익으로 442억 원을 올렸다. 엔진 부문 영업이익률은 16.6%로 더 높아진 수치다.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해보면 HD현대인프라코어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2406억 원이며 이 가운데 1500억 원가량을 엔진 부문이 책임질 것으로 예측된다.

오 사장은 HD현대그룹 편입 뒤 최대 규모인 1168억 원을 투자해 군산에 신규 엔진 공장도 건설하고 있는 만큼 수소엔진 상용화와 맞물려 HD현대인프라코어의 가파른 성장을 이룰 것이라는 기대를 받는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이르면 2026년 하반기부터 초대형 발전기용 엔진, K2 전차용 방산 엔진, 상용차 및 산업용 배터리팩 양산을 목표로 신규 군산공장을 조성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HD현대인프라코어의 향후 전망을 놓고 “건설기계 부문은 점진적으로 실적을 회복하겠지만 2021~2023년 수준까지 도달하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건설기계와 비교해 고수익 제품인 엔진 부문은 판매량 이 늘면서 수익성을 지지하고 있고 전방산업 수요가 지속되면서 양호한 실적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 사장은 지난해 말 신규 군산공장 투자를 위해 전북도 및 군산시와 투자협약을 맺으며 “이번 투자는 엔진사업부의 수익구조를 다각화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이번 투자로 향후 10년 동안 누적 4조5천억 원 이상의 매출이 예상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