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정진완 우리은행장이 올해 알뜰폰 사업을 개시한 데 이어 내년에는 티켓 판매 플랫폼을 선보일 준비를 하고 있다.

비대면 거래가 대세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금융사에게 플랫폼의 중요성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우리은행 알뜰폰 이어 티켓 판매 플랫폼 준비, 정진완 디지털 차별화 실험

정진완 우리은행장이 티켓판매플랫폼 구축 계획을 세워뒀다. <우리은행>


정 행장이 새로운 시도로 플랫폼 차별화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24일 우리은행 공고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26일까지 ‘티켓 판매 플랫폼 구축 사업’의 제안서를 접수한다.

사업기간은 착수일로부터 10개월이다. 우리은행은 2026년 상반기 티켓 판매 플랫폼 출시를 목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은행이 만들 티켓 판매 플랫폼은 ‘상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티켓을 판매해 수익을 내는 목적이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은행 내부에서는 이 티켓 판매 플랫폼이 사회공헌 사업에 가까울 것이라고 보기도 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플랫폼 운영으로 공익적 역할을 하겠다는 방향성은 있다”며 “다만 플랫폼 구축 사업자를 모집하는 단계인 만큼 구체적으로 정해진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우리은행이 소규모 콘텐츠 기획자들이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개방형 플랫폼을 구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은행은 플랫폼을 구축해 이들에게 홍보와 판매 채널을 제공한다. 기획자들은 비용 부담 없이 홍보를 할 수 있고, 티켓 판매 수익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효과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수익성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우리은행이 이 사업에서 얻을 것이 없는 것은 아니다.

업계에서는 우리은행이 플랫폼 경쟁력 차별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금융회사가 고객과 만나는 채널 비중은 대면 창구가 아닌 비대면 창구인 ‘플랫폼’으로 점점 더 기울고 있다. 금융회사들에게 플랫폼 경쟁력이 중요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다만 우리은행의 플랫폼 경쟁력은 경쟁 은행과 비교해 뒤쳐져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리금융그룹이 슈퍼앱 경쟁에서 후발주자로 나섰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은 우리은행 앱 ‘우리원(WON)뱅킹’에 우리금융 비은행 계열사 서비스를 연계해 지난해 11월 슈퍼앱으로 탈바꿈시켰다. 다른 금융지주들과 비교하면 1년 이상 늦었다.

올해부터 우리은행을 이끌고 있는 정 행장은 슈퍼앱 전환 당시 빠져있던 계열사 서비스를 채워 넣으면서 플랫폼 경쟁력 확보에 힘쓰고 있다. 

이날부터 우리원뱅킹에 우리투자증권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연계도 시작했다. 

다만 금융서비스를 모으는 것만으로는 우리원뱅킹이 다른 금융지주 슈퍼앱과 비교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얻기는 어렵다.

은행, 증권, 카드, 캐피털 등으로 이뤄진 우리금융 계열사 포트폴리오가 경쟁 금융지주와 비교해 크게 다르지 않아서다. 오히려 보험 계열사는 7월 편입을 앞두고 있어 아직 슈퍼앱에 합류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은행 알뜰폰 이어 티켓 판매 플랫폼 준비, 정진완 디지털 차별화 실험

▲ 우리금융그룹이 2024년 11월28일 우리WON뱅킹에 계열사 서비스를 모아 그룹 슈퍼앱을 내놨다. <우리금융그룹>


우리은행 상황에서는 플랫폼 경쟁력 제고를 위해 비금융 서비스의 역할이 더욱 클 수 있는 셈이다.

특히 이번 티켓 판매 플랫폼은 은행권에서 우리은행이 새롭게 시도하는 사업 모델이기도 하다.

업계에서는 우리은행의 티켓 판매 플랫폼이 우리원뱅킹에 탑재될 가능성 높다고 본다.

우리은행은 슈퍼앱 우리원뱅킹 하나로 그룹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티켓 판매 플랫폼 역시 우리원뱅킹과 연계된 서비스로 구축될 것으로 보는 것이다.

올해 선보인 알뜰폰 브랜드 ‘우리원(WON)모바일’ 서비스도 우리원뱅킹에서 접근할 수 있다.

신한은행의 배달앱 ‘땡겨요’와 같은 구성이 될 수 도 있다. 땡겨요는 자체 앱이 따로 있으면서 신한은행 대표앱 ‘신한쏠(SOL)뱅크’에서도 연계 이용이 가능하다.

정 행장은 비금융 사업 다각화에도 관심을 쏟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24년 말 조직개편에서는 혁신기술플랫폼부와 신사업제휴추진를 통합해 신사업제휴플랫폼부를 만들기도 했다. 신사업제휴플랫폼부는 플랫폼 사업과 비금융사 제휴 등 업무를 한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