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미국 포드가 중국 CATL 기술을 활용해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공장을 신설하고 있다. GM은 해당 공장에 정부 지원이 중단되도록 하려는 목적을 두고 정치적 로비를 강화하고 있다. 포드 미시간주 배터리공장 건설 현장.
포드와 GM의 대립은 SK온과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의 수주 실적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미국 정부와 의회의 결정에 촉각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티브뉴스는 20일 “미국 자동차 제조업 중심지인 미시건주가 포드와 GM의 대결이 벌어지는 ‘전장’으로 다시금 떠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포드는 미시건주에 중국 CATL의 기술 라이선스를 활용해 배터리를 제조하는 공장을 신설하고 있다. 이르면 내년부터 생산라인 가동을 목표로 두고 있다.
CATL 기술 기반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활용은 포드의 전기차 생산 원가 절감에 핵심 전략으로 떠오른 만큼 이와 관련한 미국 정부의 지원 정책도 중요한 변수다.
현재 미국 의회에서 법제화 절차를 밟고 있는 트럼프 정부 예산안이 통과되면 포드가 해당 공장에 정부 지원을 받기 어려워진다.
오토모티브뉴스에 따르면 포드의 미국 내 최대 경쟁사인 GM은 이를 겨냥해 적극적으로 로비를 벌이고 있다.
GM은 중국의 기술을 활용해 생산되는 배터리에 정부 지원이 제공되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활발히 밀어붙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포드가 새 배터리 공장에 세제혜택을 비롯한 인센티브를 받을 수 없게 된다면 자연히 가격 경쟁력도 낮아져 GM의 전기차 판매가 상대적으로 유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GM은 LG에너지솔루션 및 삼성SDI와 배터리 제조 협력을 맺고 현재 미국 내 공장을 가동중이거나 신설하고 있다.
포드와 달리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의 기술을 전기차 및 배터리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을 앞세워 정부 지원을 독차지하려는 속셈으로 볼 수 있다.
만약 포드가 CATL 기술을 활용하는 공장에 정부 지원을 받기 어려워진다면 SK온과 함께 건설한 합작공장에서 전기차 배터리를 수급하는 데 더욱 속도를 낼 공산이 크다.

▲ LG에너지솔루션과 GM 합작법인 얼티엄셀즈의 미국 오하이오 배터리공장.
오토모티브뉴스는 “GM도 한때 CATL과 협력해 미국 내 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며 “그러나 이러한 방안은 정치적 반발을 고려해 곧 백지화됐다”고 전했다.
포드가 CATL의 기술을 활용해 미국 공장에서 전기차 배터리를 제조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뒤 정치권에서 이를 둘러싼 논란과 우려가 꾸준히 이어져 왔다.
미국 전기차 산업에 중국의 영향력을 키우는 일은 국가 경쟁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안보 측면에서도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포드는 CATL과 협력이 단순히 저렴한 배터리를 제조하려는 목적을 넘어 중국의 기술력을 흡수해 전기차 업계에서 리더십을 갖춰내겠다는 목표를 바탕에 두고 있다고 주장한다.
빌 포드 포드 회장은 미국 정부와 의회가 이미 진행되고 있는 배터리 공장 투자에 지원 정책을 바꾸는 것은 정당하지 않은 행위라며 반발하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반면 메리 바라 GM 회장은 중국의 전기차 산업 경쟁력이 자국 정부의 공격적 자금 지원을 바탕에 두고 있을 뿐이라며 중국에 의존을 높일 필요가 없다는 태도를 보인다.
한국 배터리 제조사들과 협력으로도 충분히 중국과 맞설 수 있는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다.
오토모티브뉴스는 포드가 CATL 기술을 활용하는 배터리 공장에서 정부 지원을 사수할 수 있을지가 결국 미국 의회의 결정에 달려 있는 상태라고 바라봤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도 포드와 CATL 공장의 정부 인센티브 확보 여부에 촉각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