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대통령 탄핵 사태는 여의도에 큰 충격을 준다. 국회와 거래소 모두에게.

지난해 12월14일 시작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리가 곧 끝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주식 투자자들은 헌법재판소의 선고가 시장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노무현 기각 때 내렸고 박근혜 인용 때 올랐다, 탄핵은 증시 어떻게 움직이나

▲ 헌법재판소가 다음 주 안으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심리를 마칠 것으로 보인다.


선고 내용이 향후 증시의 분위기에 막대한 영향을 줄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과거 두 차례 이뤄진 대통령 탄핵심판 과정에서는 기각 때 지수 하락이, 파면 뒤에는 지수 상승이 나타났다. 

19일 정치권 안팎에서는 늦어도 다음 주 안에 탄핵심판 선고가 이뤄질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앞선 두 번의 탄핵 심판 선고 당시 증시의 움직임은 어땠을까.

2004년 5월14일은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기각된 날이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2.74%(21.67포인트) 내렸다. 다음거래일인 17일에는 5.14%(39.48포인트) 급락세가 나타났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인용된 2017년 3월10일 코스피지수는 0.3%(6.29포인트) 올랐다. 다음거래일 14일에도 0.97%(16.19포인트) 추가 상승세를 보였다.

주목할 것은 대통령 탄핵 심판은 선고 당일뿐 아니라 심리 기간 내내 주가에 영향을 줬다는 점이다.
 
노무현 기각 때 내렸고 박근혜 인용 때 올랐다, 탄핵은 증시 어떻게 움직이나

▲ 증권가는 탄핵 인용 시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로 지수 상승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사진은 한국거래소. <연합뉴스>


코스피지수는 두 번의 전 대통령 탄핵 심리 기간에서 모두 하락세를 나타냈다.

노 전 대통령의 심리기간인 2004년 3월12일부터 같은 해 5월14일까지 약 2개월간 코스피지수는 11.7% 폭락했다.

사상 첫 대통령 탄핵 사태가 시장에 강한 충격을 준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 심리기간이었던 2016년 12월9일부터 2017년 3월10일까지 3개월 동안에도 코스피지수는 3.2% 하락했다.

노 전 대통령의 탄핵 심리 때보다 충격이 적었지만 두 시기 모두 지수하락이 나타났다.

대통령의 리더십 부재가 증권시장에 주는 하방압력이 상당하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지난해 12월3일 단행된 윤 대통령의 계엄이 이후 탄핵 심리를 거치면서 증시에 미치고 있는 영향은 조금 더 복잡한 모양새다.
 
현재 코스피지수는 3월18일 종가기준 2612.34로 계엄 당시와 비교해 더 높다.
 
하지만 계엄선포 이후 12월4일부터 9일까지 코스피지수는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이며 5.6% 급락했다.

이미 계엄이 강한 충격으로 작용한 뒤 윤 대통령 탄핵이 확실해 보이는 분위기 탓에 기존 사례보다 탄핵심리 자체의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증권가는 윤 대통령의 탄핵 심리가 인용으로 결론 날 경우, '불확실성'이 줄어들며 지수 상승세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연구원은 비즈니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탄핵 선고가 인용되면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로 원화와 주식시장의 강세가 나타날 것”이라며 “탄핵 선고 기각 땐 단기적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대선 정국에 돌입하며 후보별 테마주가 부각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탄핵 인용 뒤엔 ‘정치인 테마주’가 큰 변동성을 보이며 주목을 받으리란 것이다.

2017년 박 전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당시 문재인 전 대통령 테마주로 알려졌던 DSR 주가는 선고 이후 한 달 동안 20% 급락했다. 유승민 전 의원 테마주로 알려진 대신정보통신 주가도 선고 이후 한 달 만에 31% 폭락했다.

증권가에는 동신건설, 평화홀딩스, 진양화학 등이 탄핵 국면 마무리 후 민감하게 움직일 정치인 테마주로 알려져 있다. 박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