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저널] 한화 '미스터 태양광' 김동관, 뚝심으로 신재생에너지 퍼펙트 스톰 맞서다

▲ 2011년 4월5일 당시 김동관 한화솔라에너지 차장(오른쪽 두 번째)이 한화솔라에너지 창립기념식에서 남영선 한화 대표이사(맨 오른쪽)를 비롯 진화근 한화S&C 대표이사(맨 왼쪽), 홍기준 한화케미칼 대표이사(왼쪽 두 번째), 김현중 한화솔라에너지 대표이사가 기념떡을 자르고 있다. <한화>

[씨저널]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최근 신재생에너지 산업에서 불고 있는 ‘퍼펙트 스톰’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김동관 부회장이 오랜 기간 공들여온 태양광 사업이 글로벌 경기 침체와 중국발 공급 과잉이라는 파고를 넘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되면서 위기 극복 리더십이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 신재생에너지 산업, 장밋빛 전망 속에 드리운 그림자

신재생에너지는 한때 ‘꿈의 에너지’로 불리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구가했으나 최근 몇 년 새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나 주춤거리고 있다. 

UN기후변화회의(COP28)에서 120개국이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용량 3배 가량 확대’를 약속하는 등 장기적 성장 잠재력은 여전히 높지만 단기적으로 어려움이 산적해 있다.

특히 태양광산업은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와 주요국의 자국 공급망 구축 정책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해 있다. 

중국 정부의 적극적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고, 이에 맞서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들은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수입 장벽을 높이고 있다. 

이런 변화는 한화솔루션과 같이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활동하는 기업에게는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김동관, 태양광 위기 속에서 더욱 빛난 뚝심

김동관 부회장은 이러한 ‘퍼펙트 스톰’에도 흔들림 없이 태양광 사업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2010년 한화에 입사해 태양광 사업을 이끌고 있는데 수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태양광 외길’을 걸어왔다. 

2012년에는 당시 적자였던 독일 큐셀을 인수하며 태양광 사업 확장의 발판을 마련했고, 이후에도 지속적 투자와 기술 개발을 통해 한화큐셀을 글로벌 태양광 시장의 리더로 발돋움시켰다.

그러나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서 리스크 관리 능력이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김 부회장은 수시로 해외 사업장을 방문해 현지 직원들을 격려하고 신기술 개발 현황을 직접 챙기며 위기 극복을 위한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씨저널] 한화 '미스터 태양광' 김동관, 뚝심으로 신재생에너지 퍼펙트 스톰 맞서다

▲ 2023년 4월6일 당시 김동관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대표이사가 미국 조지아주 달튼에 위치한 한화솔루션 태양광 모듈 공장에서 직원들에게 당부의 말을 하고 있다. <한화솔루션>

◆ 위기 극복 해법, '미국 시장'과 '기술 혁신'

김동관 부회장이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꺼내 든 카드는 크게 두 가지다. 바로 ‘미국 시장’과 ‘기술 혁신’이다.

먼저 미국 시장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미국 조지아주에 3조2천억 원을 투자해 태양광 통합 생산단지 ‘솔라 허브’를 건설하고 이를 통해 미국 시장 점유율을 더욱 확대한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전략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기차와 풍력발전 보조금 삭감과 대조적으로 태양광 산업을 확대할 것이라는 의지를 내보이면서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태양광은 멋진 산업이다"며 "태양광 산업의 확대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전문가들도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재생에너지에 대한 부정적 정책기조로 인해 단기적으로 태양광 산업이 위축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중국 견제와 맞물려 한국 기업에게는 우호적 환경이 조성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조일현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는 태양광 부문에 세액공제 추소와 무역관세 강화 흐름에 따라 태양광의 보급속도는 둔화할 수 있다"면서도 "중국 태양광 제품에 대한 고관세 부과로 미국에 진출한 한국 태양광 기업들은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동관 부회장은 기술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고효율 태양광 모듈 개발, 차세대 태양전지 기술 확보,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 연계 등 다양한 기술 개발을 통해 경쟁 우위를 확보한다는 구상도 세웠다. 

특히 한화솔루션은 최근 태양광 셀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페로브스카이트’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 기술을 통해 기존 태양광 모듈의 한계를 뛰어넘는 제품을 선보일 준비를 단단히 하고 있다.

앞으로도 김동관 부회장은 태양광 사업에 더 큰 위기가 닥친다고 해도 확고한 믿음을 버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태양광 사업은 김동관 부회장이 한화그룹 승계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그의 경영능력을 보여준 밑바탕이기 때문이다.

김 부회장이 2014년 1월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서 "한화그룹은 태양광의 성장가능성에 확고한 믿음을 갖고 있다"며 "인류의 미래에 이바지하겠다는 김승연 회장의 확고한 철학에 따라 태양광을 비롯한 에너지 사업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것이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