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환주 KB국민은행 '국민은행' 재정의, 삼성 스벅 손잡고 'KB 팬클럽' 구축

이환주 KB국민은행장이 '국민은행'을 재정의하며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의 판이 바뀌면서 ‘사고의 확장’이 필요한 세상이 됐다.”

이환주 KB국민은행장이 올해 1월 취임사에서 한 말이다.
 
이 행장은 손끝 하나로 금융사를 갈아탈 수 있는 시대인 만큼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시선을 밖으로 돌려 새로운 서비스, 사업모델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객이 매 순간 국민은행을 찾게 하고 ‘KB팬클럽’과 같은 끈끈한 관계를 구축해 고객을 뺏기지 않아야 한다는 말도 했다.

KB국민은행의 요즘 행보가 딱 이렇다.
 
이환주 KB국민은행 '국민은행' 재정의, 삼성 스벅 손잡고 'KB 팬클럽' 구축

이환주 KB국민은행장이 삼성금융네트웍스, 스타벅스코리아 등 업계 대형 기업들과 전략적 협업 상품을 출시하면서 고객 기반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 KB국민은행 >


삼성그룹, 스타벅스 등 금융을 벗어나 이종업계 1등 기업들과 손잡고 상품, 서비스 등 온·오프라인에서 전방위적 협업을 진행하면서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 행장이 취임 초 확장과 혁신, 실행의 경영전략을 강하게 몰아붙이는 모습이다.

18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4월 스타벅스코리아와 협업한 ‘스타벅스 통장’, 삼성금융네트웍스와 함께 개발한 ‘모니모 KB 매일이자 통장’ 등 수신상품이 출시된다. 

KB국민은행 스타벅스 통장은 기존 은행권 수시입출금통장보다 높은 연 2% 수준의 금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국민은행 스타벅스 통장을 이용하면 스타벅스 애플리케이션(앱)에서 계좌 간편결제가 가능하고 결제 때마다 자동으로 스타벅스 멤버십 혜택(리워드)인 ‘별’이 적립된다.

스타벅스 앱은 현재 결제수단으로 스타벅스 카드와 신용카드 간편결제를 제공하고 있다. 계좌 간편결제 기능은 없다.

이번 국민은행과 제휴가 국내 은행과 첫 협업이다.

스타벅스코리아는 국내 커피전문점 1위 기업으로 2024년 매출이 3조1001억 원을 보였다. 무엇보다 스타벅스는 스타벅스만 고집하는 ‘마니아’ 고객이 많기로 유명하다. 

앱 분석서비스 와이즈앱에 따르면 2024년 12월 기준 스타벅스 앱 이용자 수는 773만 명으로 2023년보다 13% 증가했다. 2위 버거킹(267만 명)과 격차도 커 식음료 브랜드앱 가운데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스타벅스 선불카드 충전금 규모도 3천억 원 중반대로 파악된다. 

국민은행은 스타벅스 통장 상품으로 직장인을 비롯한 넓은 고객층의 일상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서비스에서 접점을 넓히면서 통장 예치금을 통한 저원가성 예금 확보, 스타벅스 충성고객 흡수를 기대할 수 있다. 

국민은행은 하반기에는 고객 수가 줄어든 유휴 영업점 공간에 스타벅스 매장을 입점하는 방식의 협업도 진행한다. 

우선 이르면 올해 8월 서울 도봉구 쌍문역 국민은행 영업점에 스타벅스 매장이 들어선다. 스타벅스코리아가 올해 매장을 100곳 이상 늘리겠다는 공격적 확장 계획을 세워둔 만큼 ‘스타벅스 국민은행점’ 매장이 더욱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환주 KB국민은행 '국민은행' 재정의, 삼성 스벅 손잡고 'KB 팬클럽' 구축

▲ KB국민은행이 4월1일 스타벅스코리아와 협업한 스타벅스 전용 통장을 출시한다. 사진은 스타벅스 디카페인 음료 이미지. < SCK컴퍼니 >


스타벅스는 일반 매장 외 스페셜 매장 확대 전략도 내놓고 있어 금융-유통을 연계한 사업모델의 범위가 더욱 확장될 가능성도 있다.

국민은행은 삼성금융네트웍스와 손잡은 ‘모니모 KB 매일이자 통장’도 출시 전부터 흥행하고 있다.

모니모KB통장은 납입금액 200만 원 한도에서 연 최고금리 4%를 제공하는 상품인데 4월 출시에 앞서 진행한 사전예약에 10일 만에 40만 명에 가까운 신청자가 몰렸다. 애초 국민은행과 삼성금융네트웍스가 목표한 20만 명의 2배 수준이다.

삼성금융 역시 한국 소비자들에게 브랜드 신뢰도와 충성도가 높은 기업이다.  

은행 등 금융영역은 브랜드 이미지가 영업에 큰 영향을 미치는 업종이다. 국민은행은 스타벅스, 삼성그룹과 협업으로 예금과 고객 확보를 넘어 은행 ‘1등’ 브랜드로 마케팅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KB팬클럽’을 만들겠다는 이 행장의 브랜드 전략과도 궤를 같이한다.

국민은행은 이밖에도 올해 가상화폐거래소 빗썸과 제휴를 통해 금융영역에서도 정통 사업영역의 틀을 깨고 새로운 고객, 새로운 시장을 향해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이 행장은 올해 국민은행 행장에 오른 뒤 ‘비즈니스의 재정의’를 거듭 강조하고 있다.

이 행장은 취임사에서부터 “리테일(소매), 기업금융, 자산관리, 자본시장, 디지털 등 각 사업영역의 목적과 수단을 재정의하고 재설계해야 한다”며 “고객의 눈높이에서 바라보고 과감한 ‘새로고침’ 방식으로 절박한 혁신 과정을 반복적으로 실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행장은 애초 국민은행 역대 행장 가운데 첫 그룹 계열사 대표 출신 행장으로 변화를 이끌 리더십과 실행력을 높이 평가받았다. 실제 이 행장은 은행 현장영업과 경영기획, 지주 재무관리, 보험 계열사 대표까지 다양한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KB국민은행은 비금융 플랫폼을 통해 금융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임베디드 금융’을 위한 제휴를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며 “삼성금융그룹 모니모, 스타벅스 등 ‘메가’ 파트너사 각 거래고객의 특성과 금융부분 요구를 반영한 상품 및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선보이면서 고객 기반을 강화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