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네 명이 17일 일부 의대생의 휴학 복귀를 비난하는 의대생과 전공의를 정면 비판했다.

하은진‧오주환‧한세원‧강희경 서울대 의대와 서울대병원 교수는 ‘복귀하는 동료는 더 이상 동료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분들께 이제는 결정할 때입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현재의 투쟁방식과 목표는 정의롭지도 않고, 사회를 설득할 수도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서울대 의대 교수 4인 '복귀 반대' 전공의 비판, "내 가족이 이들에게 치료받을까 두렵다"

▲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4인이 일부 의대생 휴학 복귀를 비난하는 의대생과 전공의를 비판하는 성명을 내놨다. 사진은 서울대학교 병원. <연합뉴스>


전공의와 의대생 사이에서 최근 일부 의대생이 휴학에서 복귀하려 하자 비난 목소리가 나왔다. 교수들은 이를 꼬집은 것이다.

교수 네 명은 성명에서 “사태가 지속되면서 우리는 여러분에게 실망하고 절망하고 있다”며 “메디스태프나 의료 관련 기사 댓글, 박단(대한의사협회 부회장)의 페이스북 글들에서 환자에 대한 책임도, 동료에 대한 존중도, 전문가로서 품격도 찾아볼 수 없는 말이 넘쳐난다”고 했다.

이어 “여러분은 2천 명 의대 정원 증가가 해결책이 아니라는 오류를 지적하며, 용기와 현명함을 보였다”며 “그러나 의료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한 로드맵도, 설득력 있는 대안도 없이 1년을 보냈고, 오직 대안 없는 반대만이 있을 뿐”이라고 했다.

이들은 "조금은 겸손하면 좋으련만, 의사 면허 하나로 전문가 대접을 받으려는 모습도 오만하기 그지없다"며 "그 글들을 읽다 보면 내가 아플 때 내 가족이 이들에게 치료받게 될까 봐 두렵다는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교수들은 전공의가 혹독한 수련과정을 겪는 것을 두고는 동의하기 어렵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들은 “지금 교수들은 전공의 시절, 거의 매일 병원에 머무르며 환자를 돌보고, 익히며, 성장했다”며 “140~150시간씩 일하던 시절이 있었고, 그 과정이 지금의 한국 의료 수준을 만든 기반이 됐다는 걸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그 모든 과정이 ‘착취’로 매도되고 있고, 전공의 과정이 힘들다고 해서 전문의가 된 뒤에도 그렇게 살고 있는가”라고 쏘아붙였다.

교수들은 정부가 의료 사태와 관련해 잘못한 것이 있다고 보면서도, 의료계가 똑같이 대응할 수는 없다고 했다.

이들은 “정부가 잘 못한 것이 맞지만, 그렇다고 의료계도 똑같이 굴어야 하는가”라며 “남수단이나 시리아 내전처럼 상대에 대한 증오로 인한 극단적 대립은 그 나라를 파괴했고, 그런 승리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고 했다.

교수들은 미셸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영부인의 말을 인용해 품격 있는 대응을 요구하며 성명을 마무리했다.

이들은 “우리는 ‘그들이 저급하게 나오면, 우리는 품격 있게 대응한다(When they go low, we go high)’란 미셸 오바마의 말을 되새겨야 한다”며 “정부와는 다르게 책무를 다하는 전문가의 모습으로 개혁을 이끌 것인가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