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맘스터치 운영사 맘스터치앤컴퍼니가 공격적 해외 출점 전략을 가동하며 해외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은 일본 직영 1호점 ‘시부야 맘스터치’ 전경. <맘스터치앤컴퍼니>
국내 외형 확장에 한계를 보이자 해외에서 제2의 성장 동력을 찾아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맘스터치 해외사업은 앞서 맘스터치 매각을 성사시키지 못한 사모펀드 케이엘앤파트너스가 성공적으로 투자금을 회수하는데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맘스터치는 매장수 확대를 통한 외형성장의 축을 해외로 옮기며 현지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맘스터치는 올 상반기 일본 도쿄 하라주쿠 핵심상권에 ‘하라주쿠 맘스터치’ 문을 연다. 일본에선 지난해 4월 출점한 직영 1호점 ‘시부야 맘스터치’에 이은 직영 2호점으로 전 세계 맘스터치 매장 가운데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맘스터치는 현재 일본 현지에서 직영점 2~3곳을 더 내기 위한 부지도 물색 중이다.
직영점과 별개로 연말까지 30개 가맹 계약을 체결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맘스터치 일본법인 ‘맘스터치도쿄’는 지난 1월 일본 현지기업과 첫 법인 가맹 계약을 맺은 뒤 현재까지 복수의 기업들과 가맹 계약 합의를 마친 상태다.
맘스터치는 현재 몽골 10개, 태국 7개, 일본 1개 등 해외에서 18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올 연말까지 해외에서 매장을 태국 13개, 몽골 16개, 라오스 5개로 늘릴 계획을 갖고 있다. 일본은 핵심 상권 공실률이 낮아 계약 뒤 실제 출점까지 시차가 예상되지만 이를 고려해도 올해 해외 매장 수가 3배 가까이 늘 것으로 예상된다.
맘스터치는 앞서 2016년 대만·베트남을 시작으로 2017년 미국, 2019년 싱가포르·필리핀에 진출했지만 현지 시장에 자리잡지 못하고 사업을 철수했다. 뼈아픈 실패를 경험했지만 맘스터치는 최근 공격적 출점 목표 전략을 펼치며 해외사업 재도전에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사모펀드 케이엘앤파트너스는 2019년 12월 1938억 원을 들여 맘스터치 지분 56.8%를 인수했다. 현재 케이엘앤파트너스가 맘스터치 인수 당시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한국에프앤비홀딩스가 맘스터치 지분 100%를 들고 있다.
사모펀드 품에 안긴 맘스터치는 해외시장 공략 전략을 완전히 수정했다. 2022년 태국, 2023년 몽골, 지난해 라오스 진출을 추진하면서 모두 현지 대기업과 마스터 프랜차이즈(MF) 계약을 체결하고 현지화 전략을 강화했다.
MF는 중간가맹사업자가 가맹사업 희망자에게 가맹점 운영권을 판매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것을 말한다.
현지 시장과 사업 환경을 잘 아는 현지 기업과 계약을 체결해 맘스터치가 노하우와 매뉴얼 등 자원을 제공하면 파트너사가 해당 국가에서 빠르고 안정적으로 매장을 출점하는 방식이다. 다국적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시장을 확대하는 주요 방법 중 하나다.
맘스터치 관계자는 “이전 경영권에서 직진출 방식으로 해외사업을 펼치면서 시행착오가 있었고 시장 안착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경영권이 바뀌면서 해외 사업을 안정적으로 펼쳐나갈 비즈니스 파트너를 발굴하는 쪽으로 전략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다만 일본에선 이번에도 직진출 방식을 택했다. 일본은 시장이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데다 조심스러운 비즈니스 정서가 깔려있어 마스터 프랜차이즈 등 계약이 성사될 때까지 기다리다간 시기를 놓칠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게 맘스터치 측의 설명이다.
맘스터치 관계자는 “일본 기업들의 비즈니스 정서와 사업 진출 속도를 고려해 맞춤형 출점 전략을 구사 중”이라며 “현재 MF 계약을 협의하는 현지 기업이 여러 곳 있고, 합작법인(JV) 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지속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 맘스터치 선릉역점 전경. <비즈니스포스트>
통상 사모펀드 운용사의 최적 엑시트(투자금 회수) 시점은 5년 안팎으로 본다. 케이엘앤은 매각 작업을 중단한 상태지만 높은 수익을 실현하기 위해선 맘스터치 기업가치를 희망 가격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케이엘앤은 외형 성장에 한계를 보이는 국내를 벗어나 해외에서 맘스터치 기업가치를 한 단계 높일 길을 찾아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맘스터치는 국내 1450개 매장을 보유한 매장수 기준 국내최대 버거업체다. 국내에서 출점 가능 평수를 경쟁업체 절반 아래로 책정하는 등 점주 입장에서 창업할 수 있는 허들을 낮추는 출점전략을 펼쳐 빠르게 성장해왔다.
다만 2013년 381개에서 2017년 1100개로 빠르게 늘던 맘스터치 국내 매장 수는 2019년 1243개, 2022년 업계 최초 1400개를 돌파한 뒤 정체된 모습을 나타냈다.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출점 여력이 남아있긴 하지만 맘스터치는 핵심 상권에 직영점을 내는 쪽으로 국내 출점 전략을 일부 수정하고 있다.
맘스터치 관계자는 “맘스터치는 가맹점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성장한 브랜드지만 2023년 말부터 브랜드 파워와 인지도가 높아진 점을 고려해 학동역점, 선릉역점, 명동점 등 핵심 상권에도 매장들을 많이 열고 있다”며 “이면도로와 골목상권 중심에서 핵심 상권으로 전략 매장을 출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