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의결권자문사 ISS가 27일 열릴 예정인 영풍 정기 주주총회에서 회사 측 안건에 손을 들어줬다.

ISS는 1985년 설립된 세계 최대 규모의 의결권 분석 기관이다. 세계 주요 기업들의 주주총회 안건을 분석해 각국 대형 기관투자가들에게 의결권 행사 권고를 하고 있다.
 
의결권자문사 ISS, 영풍 정기주총서 사측 안건 '찬성' 영풍정밀 안건 '반대'

▲ 의결권자문사 ISS가 영풍 정기 주주총회에서 회사 측 안건에 찬성을 권고하고 영풍정밀 측 주주제안 안건에는 반대를 15일 권고했다.


ISS는 지난 15일 펴낸 영풍 정기 주총 의안 분석 보고서에서 회사 측이 제안한 모든 안건에 ‘찬성’을 권고했다. 반면 영풍정밀의 주주제안 안건에는 모두 ‘반대’를 권고했다.
 
영풍 측은 "ISS의 이번 권고는 영풍의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과 경영 방침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이라고 17일 밝혔다. 

ISS가 찬성한 안건은 △재무제표 승인 △주식 액면분할 △사내이사·사외이사 선임 등 영풍이 제안한 모든 안건이다.

반대한 △집중투표제 도입 △현물배당 도입 등은 “설득력 있는 근거가 부족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집중투표제 도입 안건에는 "소수주주가 이사회에서 대표성을 확보하는 데 유리하지만, 기업의 지배구조와 소유 구조를 고려하지 않으면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ISS 측은 "우리는 집중투표제 도입 안건을 각 회사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 검토한다"며 "영풍정밀의 집중투표제 도입 제안은 회사의 거버넌스를 실질적으로 개선할 것이라는 설득력 있는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집중투표제란 기업이 두 명 이상의 이사를 선출할 때 지분 3% 이상을 보유한 주주가 요청하면 주주총회에서 표를 많이 얻은 순서대로 이사를 선출하는 제도다. 

주주들이 후보들에 투표할 지분을 배분할 수 있어 선호도가 높은 후보에게 표를 몰아줄 수 있다. 이에 따라 소액주주들의 이사회 진입이 쉬워지는 효과가 있다. 

영풍 측은 “영풍정밀은 앞서 지난 1월 고려아연의 임시 주주총회에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탈법적 순환출자 구조를 형성해 영풍의 의결권을 불법적으로 제한하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회사 측은 “당시 고려아연의 호주 100% 손자회사 선메탈코퍼레이션이 영풍정밀 등이 보유한 영풍 지분 10.3%를 인수해 순환출자 구조를 형성했다”며 “ISS도 이러한 배경을 충분히 인식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주장했다.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에서도 ISS는 영풍이 추천한 후보를 지지했다. 

영풍과 일반주주 머스트자산운용 등이 추천한 전영준 카카오 준법과신뢰위원회 전문위원에는 "자격과 독립성을 검토한 결과, 주주 권익 보호에 기여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며 찬성을 권고했다.

반면, 영풍정밀 측이 추천한 김경률 회계사 후보에는 "기업 경영 개선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것이라는 충분한 근거가 부족하다"며 반대를 권고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