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 연이은 논란에 더본코리아 주가 '곤두박질', 백종원 도대체 몇 번째 고개 숙이나

▲ 더본코리아가 원산지 논란 등이 불거지며 브랜드 신뢰도가 악화되고 있다. 사진은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이사.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더본코리아가 반복적인 원산지 논란이 불거지며 백종원 대표의 경영자질이 시험대에 올랐다. 

프랜차이즈 기업에서 원산지 표기 문제는 소비자 신뢰와 직결된다. 투자자들의 신뢰도 흔들리면서 주가 역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상장 첫날 6만4500원까지 치솟았던 더본코리아 주가는 11일 2만8250원까지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최근 더본코리아의 온라인 쇼핑몰인 더본몰에서 판매하는 ‘한신포차 낙지볶음’이 국내산 마늘을 사용한다고 홍보했으나 원재료에는 중국산 마늘이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진 후 더본몰에서 해당 제품의 판매가 중단됐다.

더본코리아 관계자는 “제품 자체 표기에는 문제가 없었으나 온라인상의 제품 상세 안내 페이지 제작 과정에서 일부 표기 오류가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원산지 관련 논란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단순 실수로만 치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앞서 더본코리아는 백석공장에서 생산된 된장이 농지법을 위반했다는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해당 공장은 농업진흥구역 내에 위치해 있으며 농지법에 따라 국내산 농수산물을 주원료로 사용해야 한다. 그러나 중국산 원료를 사용한 된장이 생산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법 위반 의혹이 제기됐다.

더본코리아는 이에 대해 “국내 장류 산업의 경우 주재료인 대두와 밀가루의 국내산 수급이 어렵다”며 “관련 법령을 준수하기 위해 생산 방식을 전환 중”이라고 해명했다. 사실상 법 위반을 인정한 것이나 다름없어 논란을 완전히 잠재우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더본코리아의 원산지 논란은 공장만의 문제가 아니다. 가맹점에서도 원산지 표기 오류가 발생하며 소비자 불신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11월 더본코리아의 우삼겹 전문점 ‘본가’의 한 매장에서 홍보물과 실제 원산지가 다르다는 주장이 나왔다. 홍보물에는 ‘한돈’이라고 표기됐지만 정작 원산지 표시판에는 멕시코산으로 기재돼 있었다는 것이다.

더본코리아는 숙성 돼지갈비의 원산지가 국산에서 멕시코산으로 바뀐 후 일부 매장에서 포스터를 재활용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한돈을 기대하고 주문했는데 멕시코산을 먹었다는 사실을 나중에야 알게 되는 상황이 황당할 수밖에 없다.
 
[기자의눈] 연이은 논란에 더본코리아 주가 '곤두박질', 백종원 도대체 몇 번째 고개 숙이나

▲ 원산지 논란이 불거진 더본코리아의 ‘한신포차 낙지볶음’. <더본코리아>


원산지 표기 논란은 프랜차이즈 업계에 치명적이라고 할 수 있다. 소비자들은 브랜드를 믿고 제품을 선택한다. 이번 사태는 더본코리아의 제품 관리와 가맹점 운영 시스템이 얼마나 허술한지를 여실히 드러냈다.

프랜차이즈 기업은 전국 어디서든 똑같은 품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기본이다. 자그마한 실수 하나가 브랜드 신뢰를 갉아먹을 수 있다는 사실을 더본코리아는 새겨야 한다.

더본코리아는 원산지 외에도 최근 다양한 논란에 휩싸이며 소비자 신뢰도에 타격을 입고 있다. 대표적 사례로 빽햄 세트 가격 및 돼지고기 함량 논란, 브라질산 닭고기 밀키트 논란 등을 꼽을 수 있다.

이처럼 연이은 논란 속에서 더본코리아의 브랜드 가치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백종원 대표는 대중에게 친숙한 외식 전문가로 자리 잡았으며 그의 신뢰도가 브랜드 이미지로 직결되는 구조다. 그러나 원산지 표기 논란 등이 반복되면서 백 대표의 개인적인 신뢰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졌다.

기업 운영에서 문제가 발생한다면 백 대표가 쌓아온 이미지 역시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 이제는 단순히 친근한 이미지가 아니라 실질적인 책임 경영을 보여줘야 할 시점이다.

이번 논란을 단순한 사과로 마무리해서는 안 된다.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려면 ‘말’이 아니라 ‘행동’이 필요하다. 원산지 표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전수 조사부터 가맹점 관리 시스템 개선까지 전방위적인 대책이 필수적이다.

유통 과정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원산지 이력 추적 시스템을 강화하고, 가맹점주와 직원 대상의 원산지 관리 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해 부정 표시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할 필요가 있다. 정부와 업계의 협력을 통해 단속을 정례화하고 위반 시 강력한 처벌을 부과하는 등 제도적 보완도 요구된다.

백종원 대표 역시 경영자로서 보다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야 한다. 지금까지 더본코리아가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단순한 프랜차이즈 운영을 넘어 합리적인 가격과 안정적인 품질 관리, 그리고 소비자 신뢰를 바탕으로 한 브랜드 이미지 덕분이었다. 그러나 신뢰는 한 번 깨지면 회복하기 어렵다. 단순한 해명과 사과를 넘어 실질적인 변화로 소비자와 투자자의 신뢰를 되찾아야 할 때다. 김예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