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10조 원 규모의 폴란드 오르카(Orka) 잠수함 프로젝트 수주전에서 대역전을 노리고 있다.

지난달 ‘HD현대중공업-한화오션 방산 원팀’ 합의 후 처음으로 도전하는 해외 방산 프로젝트 입찰에서 한화오션이 최종 수주에 성공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방산 원팀' 합의 후 한화오션 10조 폴란드 잠수함 수주 도전, 김동관 막판 대역전극 쓰나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최대 10조 원 규모의 폴란드 오르카 잠수함 프로젝트 수주전에서 막바지 역전을 노리고 있다. <한화>


6일 방산업계와 폴란드 현지 외신보도를 종합하면 폴란드 오르카 프로젝트에 한화오션이 입찰한 것으로 파악된다. 

폴란드 현지 매체 TVP월드는 폴란드 군비청이 수주전에 참여한 후보 기업들 중 3개 업체를 압축해 2025년 상반기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2025년 9월에 최종 사업자를 선정한다고 최근 보도했다.

폴란드 오르카 프로젝트는 3000톤급 재래식 잠수함 최대 4척 도입하는 사업이다. 예상 사업비는 23억유로(약 3조6천억 원)에 이르며, 향후 유지보수정비(MRO) 사업까지 추가로 따낸다면 최대 10조 원의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폴란드 군비청은 입찰에 참여한 독일의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 스웨덴의 ‘사브’, 이탈리아의 ‘핀칸티에리’ 등이 가장 경쟁력 높은 입찰가를 제시했다고 앞서 밝혔다.

최종 입찰에서 가격 경쟁력이 전부는 아니며, 기술력 또한 주요 평가 요소이기 때문에 아직 사업자 선정을 예단하긴 어렵다는 게 관련 업계의 관측이다.

폴란드 현지 싱크탱크인 ‘카시미어 풀라스키 재단(Casimir Pulaski Foundation)’이 지난달 20일 발간한 오르카 프로젝트 특별보고서는 한국형 잠수함 KSS-III의 성능에 주목했다.

라팔 리프카 카시미어풀라스키재단 연구원은 “한국의 KSS-III 등 검증된 잠수함 설계는 첨단 공기불요추진시스템(AIP)을 갖췄으며 신뢰할 수 있고 현대적 플랫폼을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장거리 순항 미사일 통합 측면에서 미국과 별도의 정부 간 협정 체결이 필요한 UGM-109 토마호크 미사일을 채택한 다른 기업들 잠수함 설계에 비해 덜 복잡한 편”이라고 덧붙였다.

한화오션은 과거 한국형 잠수함(KSS-Ⅲ)인 ‘장보고-Ⅲ’ 기술력을 바탕으로 폴란드 잠수함 수주에 공을 들여왔다. 

‘장보고-Ⅲ’는 △중어뢰, 대함·순항미사일을 쏘는 어뢰 발사관 △탄도미사일(SLBM) 발사가 가능한 수직 발사대 △잠수함용 리튬이온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소연료전지 기반의 공기불요추진체계(AIP) 등을 갖췄다.

리프카 연구원은 오르카 프로젝트 의사결정자가 고려해야할 최우선 순위를 나열하면서 "무엇보다 생산자가 적시에 새로운 잠수함을 인도할 수 있는 능력을 우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방산 원팀' 합의 후 한화오션 10조 폴란드 잠수함 수주 도전, 김동관 막판 대역전극 쓰나

▲ 한화오션이 건조한 3000톤급 한국형 잠수함(KSS-III) '도산안창호함', 한화오션은 KSS-III 잠수함의 폴란드 수출을 노리고 있다. <국방부>


방산 업계에서는 김동관 부회장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호주 ‘레드백의 기적’을 재현할지 주목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미국, 영국, 독일 등의 선진국 방산기업을 누르고 3조1649억원 규모의 ‘레드백’ 장갑차 129대 공급계약을 2023년 12월 체결했다. 앞선 성능, 호주군 맞춤형 설계, 현지 생산 등의 전략이 제대로 먹혔다는 것이 방산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었다.

증권가에서는 글로벌 방산 수주를 한화오션의 새로운 실적 개선 요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위경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한화오션이 특수선 부문 성장 가속 페달을 가장 강하게 밟고 있는 만큼, 방산 유지보수정비와 잠수함·함정 건조사업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며 “다수 국가와 잠수함 계약을 논의하고 있어 잠수함 건조를 통한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은 글로벌 방산 수주 '원팀' 결성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함정 수출사업 참여 시 HD현대중공업이 수상함을 맡고, 한화오션이 잠수함 사업을 주관하는 역할 분담을 한 것이다. 또 양사가 각 분야 입찰에 참여할 때 상대 기업을 지원한다는 게 양해각서의 주 내용이다.
 
양사는 지난해 11월 호주 호위함 프로젝트 수주전에서 고배를 마셨는데, 양사가 각자 수주에 나서며 비방전을 펼친 게 수주 실패의 주 요인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