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첨단 파운드리 시장에서 한국 밀린다, 미국이 큰 폭으로 추월 전망

▲ 미국이 TSMC의 첨단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 투자 확대에 힘입어 글로벌 반도체 생산 점유율을 크게 늘릴 것으로 예상됐다. TSMC 미국 애리조나 반도체 파운드리 1공장.

[비즈니스포스트] 첨단 미세공정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에서 한국의 지배력이 낮아지는 반면 미국의 점유율은 단기간에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TSMC가 트럼프 정부의 압박에 맞춰 미국에 대규모 반도체 공장 증설 계획을 발표한 결과다.

6일 시장 조사기관 트렌드포스 집계를 보면 2030년 미국의 첨단 반도체 생산 점유율은 전 세계에서 약 22%의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2021년 점유율은 11%에 그쳤는데 두 배 수준으로 급증하는 것이다.

같은 기간 한국의 첨단 반도체 생산 점유율은 12%에서 7%로, 대만 점유율은 71%에서 58%까지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세계 미세공정 반도체 시장에서 미국의 점유율이 한국을 큰 폭으로 추월하게 된다는 의미다.

트렌드포스는 TSMC가 미국에 1650억 달러(약 238조 원) 규모 파운드리 설비 투자 계획을 내놓은 점을 미국의 반도체 생산 점유율 상승에 주요 배경으로 지목했다.

삼성전자가 최근 한국에 파운드리 설비 투자를 축소하는 기조도 이러한 점유율 변화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TSMC는 2030년까지 미국에서 모두 3곳의 대형 반도체 공장 가동을 시작한다는 계획을 두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대만에서 수입하는 TSMC 반도체에 최고 100%의 관세 부과 가능성을 거론하며 압박에 나섰다.

TSMC는 이에 대응해 미국에 대규모 투자 방안을 발표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관세 면제를 사실상 약속받았다.

트럼프 정부의 미국 반도체 제조 공급망 구축 전략이 뚜렷한 성과를 보게 된 셈이다.

첨단 미세공정 반도체는 인공지능(AI)과 군사무기, 스마트폰과 서버 등 주요 산업 분야에 필수로 쓰이는 기술인 만큼 전략적 중요성이 크다.

미국이 자국 내 공급망을 확보하는 것은 중국의 대만 침공을 비롯한 지정학적 리스크를 낮추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

트렌드포스는 TSMC가 미국 투자 확대로 큰 비용 부담을 지겠지만 이를 고객사들에 일부 전가하며 타격을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