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로보택시 '대형 발표'에 증권가 반응 미지근, 전기차 부진 만회 역부족

▲ 테슬라가 콘퍼런스콜에서 인공지능 로봇 및 자율주행 무인택시 '로보택시'와 관련해 중요한 발표를 내놓았지만 증권사에서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테슬라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사진.

[비즈니스포스트] 테슬라가 자율주행 무인택시 ‘로보택시’ 상용화를 예상보다 이른 시일에 시작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증권사들의 반응은 다소 미온적 수준에 그치고 있다.

로보택시와 인공지능 로봇 등 신사업이 당장 전기차 판매 감소에 따른 실적 타격을 만회하기 역부족이고 미국 정부의 규제 등 변수도 남아있기 때문이다.

투자전문지 인베스터비즈니스데일리는 31일 “테슬라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며 “올해도 불안한 실적을 예고했다”고 보도했다.

테슬라는 최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을 열고 전기차 판매량이 올해까지 다소 부진한 증가세를 보이는 데 그칠 것이라고 전했다.

자동차 업계 전반의 수요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트럼프 정부에서 미국 전기차 구매 인센티브도 폐지되며 악영향이 불가피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투자자들이 ‘전설적인’ 2026년, ‘믿기지 않게 뛰어난’ 2027년 및 2028년 실적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공지능 로봇과 자율주행 신사업이 본격적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에 기여하기 시작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주도할 수 있다고 자신한 셈이다.

일론 머스크는 콘퍼런스콜에서 로보택시 상승화가 6월부터 텍사스 등 일부 지역을 시작으로 점차 본격화될 것이라는 계획도 전했다.

인공지능 로봇 ‘옵티머스’ 판매는 내년 상반기부터 이뤄질 수 있다는 내용도 이어졌다. 두 신사업 모두 상용화 시기가 시장의 예상보다 이른 것이다.

다만 증권사들은 테슬라의 새 성장동력에 긍정적 전망을 내놓으면서도 이번 발표가 투자심리 개선을 이끌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비판을 전했다.

모간스탠리는 “테슬라 4분기 실적은 실망스러웠고 이번 발표도 큰 변화를 주지는 못했다”며 “신사업 중심의 다변화 전략은 불균형하고 불안하게 진행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증권사 웨드부시도 테슬라 로보택시 상용화는 ‘놀라운 소식’이라고 평가했지만 미국 규제와 관련한 변수가 여전히 남아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테슬라가 목표한 시점에 로보택시 서비스를 상용화하려면 정부 승인을 받는 여러 절차를 거쳐야만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웨드부시는 테슬라의 기술력 측면에서는 그리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낙관적 시각을 보였다.

모간스탠리는 “테슬라 4분기 실적 발표는 전기차 기업이 아닌 인공지능 기업으로 변화를 상징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며 투자자들이 로봇과 무인택시 사업에 올해 들어 더욱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