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크론이 이른 시일에 자체 회계연도 2025년 1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도 예측할 수 있는 근거로 꼽힌다. 다만 HBM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며 변수도 커지고 있다. 마이크론 반도체공장 사진. |
[비즈니스포스트] 마이크론의 자체 회계연도 2025년 1분기(2024년 9~11월) 실적 발표를 앞두고 주요 증권사들이 메모리반도체 업황에 대체로 긍정적 전망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 및 주가에도 긍정적이지만 마이크론의 고대역폭 메모리(HBM) 점유율 추격에 속도가 붙어 경쟁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투자전문지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마이크론이 9~11월 실적 발표를 계기로 주가 상승세를 되찾을 수 있다는 데 증권사들의 의견이 대체로 일치하고 있다.
마이크론의 이번 실적에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업황 회복 효과가 반영됐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증권사 스티펠은 “마이크론은 반도체 업황 조정에 따른 영향을 일부 겪고 있지만 좋은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낸드플래시 수요와 공급이 최근 안정화된 것으로 파악되고 HBM과 DDR5 규격 D램, 기업용 SSD 등 고부가 제품 비중이 늘어난 점도 긍정적 요소로 지목됐다.
마이크론은 미국 현지시각으로 18일 콘퍼런스콜을 열고 9~11월 분기 실적과 내년 전망치 등을 발표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마이크론과 반도체 업황 변화에 따른 영향을 동일하게 받는 만큼 이번 실적 발표는 한국 메모리반도체 기업의 4분기 실적에도 가늠자로 꼽힌다.
증권사 전망대로 마이크론 실적에 수요 부진과 공급 과잉 영향이 크게 반영되지 않았다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도 대체로 안정적 흐름을 보일 공산이 크다.
웰스파고도 최근 보고서에서 마이크론 9~11월 실적에 낙관적 전망을 내놓으며 당분간 좋은 실적이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주요 증권사들은 마이크론이 내년부터 HBM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두각을 나타내며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에 경쟁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웰스파고는 “마이크론은 내년 HBM 시장에서 20% 이상의 점유율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HBM 반도체 판매 성과가 연간 52%에 이르는 매출 증가세를 이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 마이크론 HBM3E 반도체 홍보용 이미지. |
HBM은 엔비디아 인공지능(AI) 반도체를 비롯한 고사양 제품에 주로 쓰이는 메모리다. 인공지능 시장 성장에 맞춰 반도체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술로 떠올랐다.
트렌드포스를 비롯한 조사기관 분석에 따르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올해 전 세계 HBM 시장에서 9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마이크론이 내년 HBM 점유율을 2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면 자연히 한국 기업들의 점유율은 상대적으로 낮아질 수밖에 없다.
인베스팅닷컴은 2025년 HBM 시장 규모가 250억 달러(약 35조9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전체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상황에서 마이크론에 점유율을 빼앗기는 것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에 그만큼 큰 타격으로 이어진다.
미즈호증권도 최근 보고서에서 마이크론의 HBM 성장 잠재력을 근거로 들어 주가 상승 전망을 제시했다.
조사기관 링스에쿼티스트래티지는 “한국의 최근 변화를 고려한다면 마이크론이 잠재적으로 수혜를 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전했다.
한국에서 벌어진 비상계엄 선포 및 해제 등 불안한 정치적 환경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반도체 공급망에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는 의미로 파악된다.
투자정보기관 인베스토피아가 집계한 증권사들의 마이크론 목표주가 평균치는 143달러로 집계됐다. 직전 거래일 종가와 비교해 약 40% 높은 수준이다.
마이크론 실적 호조와 주가 상승은 일반적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도 청신호로 꼽혔다. 그러나 HBM 점유율 경쟁이 새 변수로 등장하며 상황이 다소 바뀌었다.
HBM이 증권사 전망과 같이 마이크론의 성장을 이끌어가는 동력으로 확실하게 자리잡는다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향한 추격도 더욱 거세질 수 있다는 의미기 때문이다.
다만 인베스팅닷컴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HBM 생산 투자에 공격적으로 나서 치열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며 “이들이 빠른 속도로 수율 개선에 성공한다면 마이크론의 시장 점유율 확대를 제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