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와 구글의 XR 시장 진출이 애플 비전프로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시됐다. 삼성전자와 구글 XR기기 개발자용 시제품(왼쪽)과 애플 '비전프로' 홍보용 이미지.
애플이 경쟁에 대응해 비전프로에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신기술 도입을 서두를 가능성이 높아졌고 전체 시장 규모도 커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IT전문지 나인투파이브맥은 12일(현지시각) 삼성전자와 구글이 협력해 출시하는 XR기기를 두고 “애플 비전프로와 심각할 정도로 유사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구글은 이날 확장현실 플랫폼용 새 운영체제 ‘안드로이드XR’과 삼성전자에서 개발한 개발자용 기기를 공개했다.
삼성전자의 XR기기 시제품은 화면이 눈을 완전히 가리는 형태로 애플 비전프로와 유사한 외관 및 외장 배터리 활용 등 특징을 갖추고 있다.
구글이 제시한 XR기기의 사용 예시 화면도 애플 비전프로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생성형 인공지능 모델 ‘제미나이’가 중요하게 활용된다는 차이점이 있다.
나인투파이브맥은 삼성전자와 구글의 XR기기 출시가 비전프로에 긍정적 소식이 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애플이 사실상 홀로 개척하던 XR기기 시장에 대형 경쟁사가 진입하며 비전프로의 성능 발전을 자극하는 계기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나인투파이브맥은 “애플은 앞으로 비전프로 운영체제에 인공지능을 핵심 요소로 삼아야만 할 것”이라며 “비전프로를 시장에서 가장 뛰어난 제품으로 만들어내야 할 이유가 커졌다”고 전했다.
메타도 자체 가상현실(VR) 및 증강현실(AR) 헤드셋 ‘퀘스트’ 시리즈로 애플과 경쟁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는 주로 게임 등 일부 콘텐츠에 중점을 둔 제품으로 평가받았다.
삼성전자와 구글의 제품은 이와 비교해 비전프로와 훨씬 유사한 사업 방향성을 두고 있어 앞으로 본격적 시장 경쟁을 주도하게 될 공산이 크다.
애플 비전프로와 안드로이드XR의 경쟁 구도가 본격적으로 구축되는 것은 소비자의 관심을 끌어 전체 시장 규모를 키울 수 있다는 측면에서도 긍정적으로 꼽힌다.
두 제품이 경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기술 발전 속도가 더욱 빨라져 소비자들이 이러한 제품을 구입할 만한 동기가 더욱 강력해질 가능성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조사기관 CCS인사이츠는 워싱턴포스트에 “구글은 생성형 인공지능을 앞세우는 전략으로 애플 및 메타와 경쟁에서 앞서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는 가상현실 및 증강현실 시장이 이미 정체기에 접어든 만큼 구글과 삼성전자의 전략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지는 아직 확신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