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폴란드 피엔카우에 위치한 BP 소유 주유소.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글로벌 화석연료 대기업이 천연가스와 석유 생산을 줄이기로 한 계획을 폐기했다.
7일(현지시각) 로이터는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영국 정유 대기업 BP가 2030년 화석연료 감축 계획을 포기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BP는 앞서 2020년에 자사의 화석연료 생산량을 2030년까지 40% 감축한다는 목표를 발표한 바 있다. 지난해 2월 실적발표에서는 매출 증대를 바라는 투자자들의 요구를 반영해 해당 목표를 25%로 축소했다.
로이터에 정보를 제공한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머레이 오킹클로스 BP 최고경영자(CEO)는 단기 감축 목표를 폐지할 뿐만 아니라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중동과 멕시코만 일대에서 신규 채굴 활동에 나설 계획을 세웠다.
구체적으로는 이라크와 마즈눈과 루마일라 등 유전지대 3곳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논의하고 있으며 쿠웨이트에서는 일부 유전지대 재개발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멕시코만에서는 티베르 유전지대 개발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1월 취임한 오킹클로스 CEO는 캐나다 출신으로 BP에서는 최고재무책임자를 맡은 인물이다. 앞서 올해 5월에는 2026년까지 BP의 내부 지출을 20억 달러(약 2조6952억 원) 이상 줄일 것이라고 약속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저탄소 수소 개발 프로젝트 30개 가운데 20개를 폐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BP 내부 관계자는 오킹클로스 CEO가 단기 감축목표는 포기했어도 2050년 탄소중립 약속까지 폐기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BP 대변인은 로이터의 사실 확인 요청에 “머레이 오킹클로스 CEO가 올해 연초에 말했듯 BP가 가고자 하는 방향은 동일하다”며 “하지만 우리는 사업이 좀 더 단순하고 집중돼 있으며 더 높은 가치를 지닌 회사가 되는 것을 목표로 삼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킹클로스 CEO가 내년 2월에 있는 정기 발표를 통해 2030년 목표와 관련된 구체적인 계획을 공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올해 1월 BP의 경쟁사 쉘도 와엘 사완 신임 CEO가 취임하면서 화석연료 감축 목표를 축소한 바 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