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결과가 삼성전자와 LG전자, 애플 등 IT기업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 지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겠다는 공약을 꾸준히 강조해왔던 만큼 수출비중이 높은 전자업체에 장기적으로 타격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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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
CNBC에 따르면 애플은 클린턴의 대선캠프에 53만 달러를, 트럼프에 2천 달러 정도를 지원했다. 구글과 페이스북,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IT업체들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미국에서 고용확대를 추진하며 기업들의 현지생산을 늘리고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겠다고 내세운 공약들이 IT업계에 실질적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트럼프는 1월 버지니아와 11월 플로리다에서 벌인 유세에서 “대통령이 된다면 애플이 아이폰을 미국에서 생산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애플은 아이폰 생산량의 대부분을 중국에 위치한 대만 홍하이그룹의 폭스콘 생산공장에서 공급받는다. 홍하이그룹의 제조기술력이 뛰어난 데다 중국이 인건비도 훨씬 저렴하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중국에서 생산돼 수입되는 제품에 45%에 이르는 높은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계획을 내세웠다. 이 경우 아이폰의 생산원가가 대폭 상승해 애플에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증권사 JP모건은 “트럼프의 공약이 현실화된다면 중국에 생산시설을 크게 의존하는 애플이 악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한국 부품업체들과 삼성전자, LG전자 등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삼성전자와 삼성전기,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 등 삼성그룹과 LG그룹의 전자계열사들은 아이폰에 반도체와 기판, 액정패널과 카메라 등을 공급하며 실적을 의존하고 있다.
애플이 관세를 부담하거나 미국에 생산공장을 설립해 원가부담이 높아질 경우 아이폰의 가격을 높여 판매량이 줄어들 수 있다. 이는 부품업체들의 공급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트럼프는 멕시코에서 생산되는 제품에도 35% 정도의 관세를 매기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있다. 포브스는 이를 두고 미국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한 한국 가전업체들을 직접 겨냥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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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상하이의 애플 제품 생산공장. |
포브스는 “트럼프가 강조하는 보호무역정책은 전자업체들의 공급망에 적잖은 혼란을 줄 것”이라며 “한국 가전업체를 포함한 세계 수많은 기업들에 악영향이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CNBC는 클린턴의 경우 IT기업들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인력양성 등에 중점을 둔 공약을 내놓고 있는데 트럼프의 경우 완전히 다른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고 평가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트럼프의 공약에 이어 유럽과 중국 등으로 보호무역주의 강화 기조가 확산되고 있다”며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국내 전자업체들도 대책마련에 촉각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대선은 8일 치러진다. 한국시간으로 9일 오후께 힐러리와 클린턴 가운데 누가 대통령에 오를지 투표결과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