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도국 지도자들 유엔총회서 재생에너지 지원 확대 요구, "전환 이행재원 부족"

▲ 22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시에서 열린 유엔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개발도상국들이 국제사회의 지원 자금이 부족해 지난해 합의한 재생에너지 약속을 이행하기 어렵다는 주장이 나왔다.

24일(현지시각)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 뉴욕시에서 열린 유엔총회에서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은 “지난해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합의한 재생에너지 3배 약속을 이행하기 위한 기술은 이미 존재하고 있지만 선진국들의 투자와 지원이 없다면 개발도상국들은 청정에너지 혜택을 누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프리카는 세계에서 가장 좋은 태양광 입지의 60%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글로벌 재생에너지 관련 투자의 50% 미만을 받고 있다”며 “우리 대륙은 자원이 많음에도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COP28 재생에너지 약속이란 세계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2030년까지 2020년 대비 3배 증대하기로 한 합의를 말한다. 약속이 이행되면 글로벌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약 1만1천 기가와트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올해 초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해 재생에너지 발전량 증가 추이를 분석한 결과 재생에너지 약속 이행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미아 모틀리 바베이도스 총리는 총회 현장에서 “화석연료 보조금 규모는 현재 재생에너지 보조금보다 크다”며 “이 때문에 작은 나라들은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에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재생에너지 확산을 위해 결성된 기업, 정부 및 국제기관 관계자들의 협의체 ‘프로젝트 2025’는 각국 정부에 재생에너지 투자 확대를 촉진하는 정책을 채택해줄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각국 정부가 보조금 지원, 세액 공제, 신규 프로젝트 개발 등을 통해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분야에 최소 1조 달러(약 1326조 원)를 투자해야 한다고 봤다.

아프리카개발은행(ADB)와 세계은행(WB) 총재들은 23일(현지시각) 유엔총회 부속행사로 진행된 미래 정상회담 현장에서 아프리카 지역을 향한 투자 확대 계획을 논의했다. 아프리카 주민 약 3억 명에게 공급할 전력망을 확보하는 프로젝트로 민간 분야에서 300억 달러(약 39조 원) 규모 투자금을 유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아킨우미 아데시나 아프리카개발은행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세계 경제는 에너지 없이는 성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