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산업이 수리온 헬기공급의 일시중단 등 악재에도 3분기에 양호한 실적을 냈을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항공우주는 넉넉한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실적 호조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하성용 사장은 한국항공우주의 향후 성장을 책임질 수 있는 미국 고등훈련기 수출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전력을 투입하고 있다.
◆ “한국항공우주산업, 악재 불구 3분기 실적 양호”
김익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9일 “한국항공우주가 3분기에 수리온과 관련한 부정적인 영향에도 불구하고 좋은 실적을 냈을 것으로 분석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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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성용 한국항공우주산업 사장. |
한국항공우주는 3분기에 매출 8452억 원, 영업이익 940억 원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3분기보다 매출은 20.1%, 영업이익은 18.3% 늘어나는 것이다.
한국항공우주는 8월 중순부터 한국형 상륙기동헬기인 수리온의 군 공급을 중단했다. 수리온이 미국에서 실시된 결빙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탓에 군 납품이 전면 중단됐다.
하지만 총계약분 60대 가운데 6대에 대한 납품중단이라 실적에 영향을 크기 끼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항공우주는 수리온의 결빙테스트와 관련한 후속조치계획안이 마무리되면 올해 안에 공급을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라크와 필리핀에 공군 훈련기 T-50을 수출하는 사업이 호조를 보이고 있어 실적에 보탬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항공우주는 T-50 수출사업을 통해 3분기에 매출 3445억 원, 영업이익 347억 원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40.5%, 36.9%에 이른다.
T-50 수출사업은 영업이익률이 좋아 한국항공우주의 수익성을 높이는데 큰 일조를 하고 있다고 김 연구원은 분석했다.
글로벌 항공우주기업인 보잉과 에어버스에 공급하는 항공기 기체부품의 양산라인이 3분기에 최고 수준으로 가동됐던 점도 좋은 실적에 한몫했을 것으로 보인다.
◆ 하성용, 미국 고등훈련기 프로젝트에 사활 걸어
한국항공우주는 넉넉한 수주잔고 덕에 앞으로도 꾸준한 실적성장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항공우주는 2분기 말 기준으로 17조6천억 원 규모의 수주잔량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항공우주가 지난해 매출 2조9010억 원을 냈던 점을 고려하면 6년치 일감을 이미 확보해놓은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성용 사장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수주잔량에 만족하지 않고 더 많은 일감을 확보하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하 사장은 최근 임직원 3400여 명과 함께 전북 무주에 있는 덕유산을 등반하는 ‘2016 한마음 산행’ 행사를 열었다.
하 사장은 이 행사에서 “2014년 산행 때 한국항공우주의 3대 미래 먹거리인 한국형전투기, 소형민수·무장헬기, 미국 고등훈련기 사업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며 “2년이 지난 지금 미국 고등훈련기 사업을 수주하는 것만 남았다”고 강조했다.
미국 고등훈련기 사업은 미국 공군과 해군이 사용할 고등훈련기 약 1천 대를 신규로 공급하는 사업으로 프로젝트 규모가 최대 38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하 사장은 이 사업 수주에 사활을 걸고 있다. 미래 먹거리를 마련할 수 있을뿐 아니라 글로벌 항공기제조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 사장은 7월에 임원전략회의에서도 “미국 고등훈련기 사업에 한국항공우주가 선정되지 않는다면 그만둘각오로 일해야 한다”며 “나부터 사직서를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그만큼 이 사업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볼 수 있다.
미국정부는 올해 말 고등훈련기 사업의 입찰공고를 내고 내년 말 사업자를 선정할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