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애플이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를 위해 오픈AI의 챗GPT를 도입하기로 함에 따라 오픈AI는 안 그래도 막강한 이용자 층에 더해 약 10억 명에 가까운 세계 아이폰 이용자를 손에 넣게 됐다.

이에 따라 오픈AI의 독주에 위기감을 느낀 구글, 테슬라, 메타, 아마존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견제와 함께 합종연횡이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챗GPT 10억 아이폰 이용자 품다, 오픈AI에 구글 포함 빅테크 견제와 합종연횡 거세지나

▲ 애플은 10일(현지시각)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WWDC)에서 새로운 소프트웨어인 iOS18을 공개하고, 애플 제품에 오픈AI의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4o'를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 WWDC 2024 방송 갈무리>


애플은 10일(현지시각) 세계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WWDC)를 열고 오픈AI의 생성형 AI을 탑재한 새로운 인공지능 비서 서비스를 공개했다.

애플은 2011년 AI 비서 '시리'를 출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나 사람과 자연스러운 대화를 하는 수준까지는 발전하지 못했고 2022년 오픈AI가 챗GPT 출시한 뒤에는 업계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애플은 올해 1월부터 시리 개발팀을 전면 교체하고, AI를 탑재한 차세대 시리 개발에 매달려왔는데, 그 결과물이 챗GPT 결합이었다.

업그레이드된 시리는 자연스러운 대화는 물론 '아이폰' 등 애플 제품의 화면을 인식할 수 있어 글쓰기와 알림 요약, 이미지 생성 등의 작업을 돕는다. 새로운 시리를 포함한 애플의 차기 iOS 18은 오는 9월 출시되는 아이폰16부터 탑재된다.

애플이 자사 제품의 생성형 AI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자체 인공지능 모델만이 아니라 오픈AI의 챗GPT의 도입을 선택하면서, 오픈AI를 쫒는 입장에 있던 다른 빅테크들의 경계감은 한층 더 높아졌다.

애플 측은 시리 이용자의 단순한 질문과 요청은 기기 안에 탑재된 자체 개발 인공지능 '에이잭스'가 처리하지만, 복잡한 질문은 외부 서버를 통해 오픈AI의 챗GPT와 연계하는 하이브리드 인공지능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챗GPT 10억 아이폰 이용자 품다, 오픈AI에 구글 포함 빅테크 견제와 합종연횡 거세지나

▲ 켈시 피터슨 애플 인공지능책임자가 10일(현지시각) 오픈AI의 생성형AI가 탑재된 새로운 음성인식 비서 '시리'를 선보이고 있다. <애플 WWDC 2024 방송 갈무리>


애플의 아이폰은 세계 10억 명 이상이 사용하는 스마트폰 브랜드다. 이번 애플 결정에 따라 챗GPT 생태계 확장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다.

오픈AI는 2022년 챗GPT 출시 이후 전 세계 생성형AI 개발 경쟁을 주도하고 있다. 챗GPT의 유료 이용자 수는 세계적으로 100만 명에 이르고, 무료 서비스 이용자는 5천만 명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AI는 올해 5월15일 '봄 업데이트' 행사를 열고 새 생성형 AI 모델 'GPT-4o'를 공개해 전 세계 IT 업계를 다시 한 번 충격에 빠뜨렸다. GPT-4o는 인간과 비슷한 속도로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하고, 인간의 음성과 표정까지 인식해 대답하며, 궁금한 것은 거꾸로 인간에게 물어보는 기능까지 갖췄다.

사실상 오픈AI의 유일한 경쟁자로 꼽히는 구글이 지난 16일 새 인공지능 모델 '프로젝트 아스트라'를 선보였음에도 여전히 GPT-4o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픈AI의 독주가 계속되면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견제와 연합 전선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애플이 아이폰 등 자사 제품에 챗GPT를 도입하기로 한 것에 강력히 반발하며, "테슬라 등 사내에서 모든 애플 기기 사용을 금지하겠다"고 선언했다.

머스크는 "애플이 자체 AI를 만들 만큼 똑똑하지 않으면서도 오픈AI가 이용자 보안과 개인정보를 보호할 수 있다고 보장하는 것은 터무니없다"며 “챗GPT가 탑재된 애플 기기의 사내 사용을 금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 또한 오픈AI에 대한 견제를 예고했다. 구글은 지난 4월 오픈AI의 비디오 생성 인공지능 '소라'와 '챗GPT'가 유튜브 동영상을 학습에 사용한 의혹이 있다며, 이는 명백한 서비스 위반이라며 경고하기도 했다.

애플이 오픈AI, 삼성이 구글을 AI 파트너로 선택함에 따라 앞으로 세계 다른 IT기기 제조사들과 생성형AI 개발 빅테크들 간의 전략적 연합과 세 결합이 눈에 띄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