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TSMC 반도체공장 '전기요금 20% 인상' 전망, 파운드리 경쟁력에 악재

▲ TSMC 등 주요 반도체 기업이 대만에서 지불하는 전기요금이 대폭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만 TSMC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 참고용 사진. < TSMC >

[비즈니스포스트] TSMC와 마이크론 등 대만에서 반도체 생산공장을 운영하는 기업에 부과하는 전기요금이 올해부터 20% 넘게 인상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대만 경제일보는 11일 TSMC와 마이크론 등 반도체 기업이 예상치를 웃도는 전기요금 인상으로 큰 부담을 지게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대만 경제부는 12일 실무회의를 열고 전기요금 인상을 위한 공식 논의를 진행한다. 이번 회의를 거쳐 4월부터 시행되는 인상안이 확정된다.

전력 소모량이 많은 상위 기업이 지불하는 요금이 20% 이상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만 정부는 일반 전기요금 인상폭을 최소화하는 대신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폭을 높이는 방향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사용량이 늘어날수록 인상폭도 커진다.

주요 반도체기업의 생산공장은 대만 내에서 가장 많은 전력을 소비하고 있다. 특히 TSMC는 첨단 반도체 설비 투자를 확대하며 갈수록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TSMC 단일 기업이 대만 전체 전력 사용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5년에 12.5%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연히 대만 정부 입장에서는 TSMC를 비롯한 반도체기업에 전력요금을 부과하는 일이 대만전력공사(TPC)의 재무 개선과 전력 사용량 감축에 효과적 방법일 수밖에 없다.

대만전력공사는 대만 본토 전역에 전력 공급을 책임지는 경제부 산하 국영기업으로 한국전력과 비슷한 역할을 한다.

경제일보에 따르면 현재 대만의 산업용 전기요금은 kWh(킬로와트시)당 평균 3.38대만달러로 한국의 평균 요금보다 약 25% 낮은 수준이다.

이번에 논의되는 전기요금 인상안이 확정되면 TSMC 등 반도체기업이 내야 하는 전기료는 한국과 비교해 여전히 낮지만 거의 차이를 보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TSMC가 전력 사용량을 꾸준히 늘리고 있는 상황에서 전기요금 부담이 늘어난다면 파운드리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거나 수익성에 타격을 받는 일이 불가피하다.

현재 TSMC가 첨단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을 모두 대만에서 운영하고 있는 만큼 전기료 인상이 경쟁사인 삼성전자 등에 반사이익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대만전력공사는 원자재 가격 인상 등 영향으로 수 년째 재무구조 악화를 겪으며 위기에 몰리고 있다. 파산 가능성마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타이페이타임스에 따르면 대만 정부는 대만전력공사 실적 개선을 위해 2022년 산업용 전기요금을 약 15% 인상한 데 이어 2023년에도 약 17% 높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