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네이버의 웹브라우저 사업이 클라우드 사업을 잇는 새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구글이나 애플에 종속되지 않는 중립적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원하는 산업계가 네이버 웹브라우저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 웹OS 플랫폼 사업에 힘 싣는다, 로봇 넘어 자동차까지 넘봐

▲  3월6일 네이버 1784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백종윤 네이버랩스 책임리더(왼쪽)와 김효 네이버클라우드 이사가 기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네이버>


6일 네이버에 따르면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이사는 현지시각 5일 오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IT전시회 'LEAP 2024'에서 자사 웹브라우저 '웨일' 기반의 로봇 운영체제(OS) '아크마인드'를 공개했다.

아크마인드는 로봇 전용 OS다. 로봇의 위치추적과 제어 등 로봇 전용 기능을 지원할 수 있다. 네이버 로봇뿐 아니라 다른 기업들의 로봇도 함께 제어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 

이미 세계적으로 널리 통용되고 있는 HTML, CSS 등 웹 표준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웨일은 클라우드 IT 환경에서 다양한 하드웨어 기기와 쉽게 연결될 수 있도록 한다. 범용 웹플랫폼이다 보니 로봇 등 다양한 기기의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확보하기도 쉽다. 

네이버 측은 아크마인드와 같은 웹 기반 OS가 보편화돼 기존 각 기업의 로봇 기기마다 소프트웨어를 따로 개발할 필요가 없어지면 로봇 일상화 시대를 훨씬 앞당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배달로봇을 만든다고 하면 예약, 결제, 지도, 얼굴인식, 음성인식 등 각기 다른 소프트웨어들을 로봇 제조사가 직접 개발할 필요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또 소프트웨어 개발자 측면에서도 기업 별로 같은 기능의 소프트웨어를 중복 개발해 납품해야 하는 수고를 덜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네이버 웹OS 플랫폼 사업에 힘 싣는다, 로봇 넘어 자동차까지 넘봐

▲ 네이버의 로봇 전용 웹 기반 운영체제 아크마인드 로고.


네이버측은 삼성전자와 함께 아크마인드를 활용한 로봇 사업에 협력하고 있고, 앞으로 다른 로봇 제조사들도 파트너로 확보해 생태계를 넓혀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웨일은 네이버가 2016년 출시한 웹브라우저다.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국내 공공기관 수요를 겨냥해 교육용 브라우저, 서험용 브라우저, 업무용 브라우저 등으로 서비스 범위를 넓혀가면서 인지도를 키웠다.

하지만 네이버는 웨일 개발과 운영을 통해 웹 기반 OS를 만들 수준의 능력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효 네이버클라우드 웨일 리더는 지난 3월6일 네이버 1784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11년 전 밑바닥부터 연구를 한 결과 세계 웹 생태계 기여도 기준으로만 보면 빅5 수준까지 발전했다"며 "이렇게 확보한 웹 코어기술을 기반으로 플랫폼 플레이어로 직접 뛰어들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웨일 기반으로 웹 플랫폼 사업을 전격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로봇 뿐만 아니라 전기차 등 각종 모빌리티 기기, TV 등 가전제품 등에 자사 웹OS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예상했다.
 
네이버 웹OS 플랫폼 사업에 힘 싣는다, 로봇 넘어 자동차까지 넘봐

▲ 네이버는 웹 기반 운영체제가 보편화되면 로봇용 소프트웨어 개발속도를 가속화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네이버랩스 유튜브 채널>


네이버는 특히 전기차 OS 시장 진출을 적극 노리고 있다.

자동차용 OS 플랫폼은 세계 각 완성차 업체들이 폐쇄적으로 자체 개발하고 있는데, 개발 속도가 더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를테면 완성차 업체들은 자동차 구동부에는 계열사 OS를 사용하고, 인포테인먼트 서비스 분야에는 또다른 서비스용 OS를 개발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이 이처럼 폐쇄적 OS를 고집하는 것은 PC, 스마트폰 시장처럼 전기차가 구글이나 애플 등 특정 회사의 OS에 종속되는 것을 경계하기 때문이다. 

네이버 측은 자사 자동차용 OS 플랫폼 '웨일오토'는 개방형 웹 기술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특정 회사의 OS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미 프랑스 자동차 업체 르노그룹은 네이버와 웨일오토를 활용한 자동차 OS를 공동 개발키로 했다.

김효 네이버클라우드 리더는 "가치 중립적인 웹 환경이 자동차 생태계와도 잘 맞을 것이라고 판단해 차량용 브라우저와 차량용 운영체제를 개발하고 있다"며 "최근 르노그룹과 업무협약을 맺었는데, 조금 더 기다리면 멋진 작품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