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왕재 한양 에너지부문 신임 대표가 친환경에너지영역으로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해야 하는 중책을 짊어졌다.

한양은 올해 전남 묘도 LNG허브터미널 사업 수익을 가시화하고 수소, 암모니아 등 영역으로 사업을 넓혀 에너지기업으로 체질전환 밑그림을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어 이 대표의 역할이 클 것으로 여겨진다.
 
한양 외부인재 영입 체질전환 박차, 이왕재 친환경에너지 확장 중책 맡아

▲ 이왕재 한양 신임 에너지부문 대표가 친환경에너지 확장의 중책을 맡았다.


2일 한양은 이왕재 전 SK에코플랜트 에코에너지부문 대표를 회사 에너지사업을 총괄하는 에너지부문 대표에 신규 선임했다. 한양은 이 대표 영입으로 에너지부문에 처음으로 대표를 세우면서 조직을 한층 강화했다. 

한양은 이번 인사와 함께 대표 직속으로 에너지기획실도 신설했다.

이 대표는 앞으로 재생가능(Renewable)에너지솔루션본부, 에코에너지솔루션본부를 총괄하게 된다.

재생가능에너지솔루션본부는 육상과 수상 태양광발전사업, 솔라시도 재생에너지 허브터미널 구축사업, 풍력발전사업 등 다양한 재생에너지분야 사업개발과 설계조달시공(EPC), 운영 등을 담당하는 조직이다.

한국남동발전 신재생사업부장, 신재생총괄실장, 그린뉴딜사업처장 등을 역임한 박희장 부사장이 2023년 합류해 본부장을 맡고 있다. 

이에 이 대표는 한양 에너지부문의 역점사업인 전남 묘도 동북아LNG허브터미널 사업부터 수소, 암모니아 등 에코에너지솔루션사업을 본격화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양은 앞서 2020년 전남 솔라시도 태양광발전소 준공을 시작으로 주택건설을 넘어 에너지디벨로퍼(개발사업자)로 체질전환을 추진해왔다.

한양은 현재 20~30% 수준인 에너지사업 매출 비중을 70%까지 높여 전통적 건설기업을 벗어나 에너지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뒀다. 이를 위해서는 이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태양광발전부분 외 LNG(액화천연가스), 수소, 암모니아 등 친환경에너지로 영역을 넓혀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 대표는 SK에코플랜트에서 20여 년 가까이 일하면서 신재생에너지 프로그램 담당임원, 연료전지 사업그룹장, 수소사업 추진단장에 이어 에코에너지부문 대표 등을 역임했다.

SK에코플랜트 친환경에너지사업의 핵심 임원으로 SK에코플랜트가 건설기업에서 환경·에너지기업으로 체질전환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는 과정 실무를 일선에서 이끈 경험이 있다.

한양은 이 대표를 회사 에너지부문 대표에 선임하면서 “이 신임 대표는 수년의 에너지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폭넓은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며 "수소, 연료전지 등 에코에너지사업 경험에 사업관리 및 대외협력 역량을 더해 한양의 에너지사업 전반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한양은 이 대표 영입으로 태양광발전소 운영, LNG인프라 건설 등 이미 경쟁력을 입증한 분야뿐 아니라 에너지분야 신사업도 본격화할 것으로 기대했다.

한양은 앞서 2020년 전남 해남군 산이면 구성리 일대 158만8846㎡(48만 평) 부지에 98MW 규모 솔라시도 태양광발전단지를 조성하면서 신재생에너지사업을 본격화했다. 

솔라시도 태양광발전단지는 총 투자비 3440억 원을 들인 사업으로 한양과 한국남부발전, 그 외 재무적투자자가 출자자로 참여했다. 

한양은 그 뒤 민관투자 15조 원 규모가 투입되는 전남 묘도 동북아 LNG허브터미널사업, 전남 광양만 황금산업단지에 220MW 규모 바이오매스발전소를 건설하는 광양바이오발전소사업 등에 참여해 에너지사업에 힘을 실어왔다.
 
한양 외부인재 영입 체질전환 박차, 이왕재 친환경에너지 확장 중책 맡아

▲ 묘도 에코 에너지 허브 구축안. <한양>


지난해부터는 독일, 덴마크 등의 에너지분야 글로벌기업들과 전략적협력관계를 구축하면서 수소, 해상풍력 등 분야로 에너지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한양은 2023년 5월 독일의 산업용 가스생산기업 린데와 투자협약을 맺고 블루수소 생산사업에 진출했고 9월에는 덴마크에 본사를 둔 그린에너지 개발 및 투자운용사 CIP와 재생에너지사업 개발 관련 협약을 체결했다.

다만 한양은 아직 에너지디벨로퍼로 전환하기 위해서 갈 길이 멀다.  

한양은 2023년 3분기 기준 건축주택사업 매출 비중이 전체의 80.8%를 차지한다. 에너지인프라 등 기타부문 매출 비중은 20%가 채 되지 않는다.

한양 에너지사업은 아직 대부분이 설비건설 등 투자단계로 현재 매출을 내고 있는 것은 솔라시도 태양광발전단지 하나다.

올해는 한양 에너지부문 핵심사업인 묘도 동북아LNG허브터미널이 GS에너지와 주주간협약으로 현재 건설 중인 LNG 탱크 1기와 2기 실수요처 확보 등 단계에 돌입하고 수소, 암모니아, 해상풍력 등 새롭게 진출하는 사업들을 본격화하는 단계로 더욱 중요한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이 신임 대표의 어깨가 무거울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특히 한양은 현재 주택건설사업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에너지사업에 투자하고 있는데 올해도 건설경기, 자본시장 등 대외적 경영환경이 만만치 않다.

한국기업평가의 지난해 12월 한양 기업어음 신용등급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한양은 2023년 9월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이 136%이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차입금에 관한 지급보증 및 자금보충 규모는 2606억 원으로 파악된다. 프로젝트파이낸싱 가운데 1298억 원은 에너지사업 관련으로 만기가 2030년 이후라 우발채무 리스크 부담도 적은 것으로 분석된다.

건설업계 전반의 상황을 고려할 때 상대적으로 재무구조가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한양도 2022년부터 건설경기 둔화로 주택 등 기존사업부문 신규수주가 대폭 감소했고 양호한 분양성적에도 주요 원자재가격 상승 등 원가율 상승 탓에 영입이익률도 저하됐다. 한양은 2022년 연결기준으로 영업손실 114억 원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고 영업이익률은 2022년 1.8%, 2023년 9월 말 기준 4.4% 수준을 보이고 있다.

에너지사업을 위한 발전 및 플랜트 설비투자 등으로 현금흐름도 나빠졌다. 2023년 9월 말 연결기준 잉여현금흐름은 –1354억 원을 보이며 적자전환했다.

회사의 순차입금은 2021년 말 307억 원에서 2023년 9월 말 2965억 원으로 증가했다.  

한양 관계자는 “묘도 동북아LNG허브터미널은 올해 1분기 GS에너지와 주주간협약을 체결하면 빠르면 연말 정도에 매출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올해도 수익성 높은 사업 수주로 투자재원을 확보해 에너지부문 사업확장에 속도를 낸다는 기조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 신임 대표는 1964년생으로 서울대 농경제학 학사, 석사학위를 받았다. 1992년 SK그룹의 전신인 선경에 입사했다. 2004년 SK건설(현재 SK에코플랜트)로 자리를 옮겨 신재생에너지 프로그램 담당임원, 연료전지 사업그룹장, 수소사업 추진단장, 에코에너지부문 대표 등을 역임했다. 박혜린 기자